대규모 간척지가 들어설 경기 시화호와 화성호 일대의 용도변경 문제가 갈수록 뜨거운 이슈로 부각되고 있다.
"간척용지는 농업용도 이외에는 사용할 수 없다"는 농어촌공사와 이에 맞서 용도변경을 강하게 요구하는 경기도가 31일 한 자리에서 머리를 맞댔다.
김문수 경기지사는 이날 화성시 공룡알 화석지 방문자 센터에서 '경기 서해안 비전 전략회의'를 통해 간척지 조성을 주도하고 있는 농어촌공사와 수자원공사 등 공기업 관계자들과 서해안 개발에 관한 토론을 벌였다. 양측은 서해안 개발의 필요성엔 공감하면서도 최근 이슈가 된 시화호, 화성호 일대의 용도변경 문제에 관해서는 입장 차이가 여전했다.
도는 원칙론을 내세우며 농업용지 고수 입장을 밝히고 있는 농어촌공사의 주장이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점을 집중 부각했다. 김 지사는 "쌀이 남아 재고가 늘고 있는 상황에서 간척지를 농지로만 활용하는 것은 토지 효율성 측면에서 적절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도는 시화호(4,396만㎡)와 화성호(6,211만㎡) 등 간척지 1억608만㎡(3,200여만평)를 그린에너지, 환경 R&D단지, 해양관광단지 등으로 조성할 계획을 이미 발표한 바 있다.
도가 이 일대 개발에 집착하는 이유는 이 지역이 수도권 전체 가용지의 40%에 달할 정도로 개발면적이 큰 데다 서해안에 인접해 있는 등 천혜의 요건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또 간척용지인 새만금 일대도 결국 용도변경이 이뤄졌다는 점을 부각시키고 있다. 새만금 일대도 당초 농업용지로만 사용하기로 했으나 정부의 결단으로 복합개발이 가능하게 됐다며 농어촌공사 측을 압박했다.
이에 대해 토론회에 참석한 서해안 간척사업 주체인 농어촌공사와 수자원공사 관계자들은 "간척지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관련 기관간 토론회를 개최한다면 적극적으로 응할 의향이 있다"며 다소 전향적인 자세를 보여 주목된다.
시화호 화성호 일대의 간척사업은 현재 50% 정도 공사가 진행 중이며 2017년에 완료된다. 도 관계자는 "결국 청와대나 정치권의 결단이 있어야만 용도변경이 가능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한편 도는 이날 서해안 일대를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관광지로 육성하기 위한 종합계획을 발표했다. 화성 유니버설스튜디오와 국립자연사박물관, 안산 시화호 조력발전소, 안산 대송단지의 에어컴플렉스(Air Complex), 안산 선감동의 바다향기 수목원과 바다레저타운, 평택호 관광단지 등 10여개의 대형 프로젝트를 소개했다.
도 관계자는 "이들 사업 대부분이 완료될 2020년에는 서해안 일대가 해양과 생태, 문화, 교육이 어우러진 복합 관광지로 탈바꿈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주형 기자 cubi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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