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중국 방문이 임박한 것으로 31일 알려졌다.
김은혜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김 위원장의 방중 가능성에 관한 질문을 받고 "구체적 징후나 정황은 언급할 수 없다"면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조만간) 중국을 방문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가 김 위원장의 방중 가능성을 이례적으로 밝힌 것은 최근 방중 징후들을 포착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의 다른 관계자도 "첩보 등을 종합해 볼 때 최근 중국과 인접한 평안북도 등에서 일정을 소화했던 김 위원장이 조만간 중국을 방문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25일 김 위원장이 북중 접경지역인 평안북도 천마전기기계공장 등을 시찰했다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이어 29일 류홍차이(劉洪才) 신임 주북 중국대사를 평양에서 만나 환담을 나눈 뒤 만찬을 함께 했다.
정부 당국은 김 위원장 방중을 위한 북측 선발대가 베이징을 향해 이미 출발했다는 첩보도 입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언론들은 30일 쉬차이허우(徐才厚) 중국 중앙군사위 부주석이 베이징에서 안영기 소장 등 북한 군사대표단을 접견했다고 보도했고, 관측통들은 이 대표단이 김 위원장 방중 선발대 역할을 수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중국 방문의 관문인 단둥(丹東)에서는 북한 기관원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역 주변 등에 대한 보안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또 중국 옌볜(延邊) 조선족 자치주 훈춘(琿春)시 고위관계자는 최근 시 상무위에 "김 위원장 방중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위원장은 이달 1,2일쯤 중국을 방문해 북한 최고인민회의가 열리는 9일 전까지 평양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정부 소식통의 분석이다. 하지만 일부 관측통들은 김 위원장의 동선이 노출될 경우 방중 일정이 조정될 수도 있다고 전했다.
정부 관계자들은 "천안함 침몰 사고와 김 위원장의 방중을 직접 연결시키기는 어렵지만
침몰 사고가 방중 시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 위원장이 방중할 경우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 등 중국 지도자들을 만나 6자회담 재개, 북한에 대한 중국의 경제 지원 방안, 북중 양자 관계 증진 등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영섭기자 younglee@hk.co.kr
단둥=장학만특파원 loca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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