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영화 '애즈 갓 커맨즈'는 변두리 인생을 전전하는 한 아버지와 아들의 가족애를 그린다. 불의의 사고로 누명까지 쓰게 될 아버지와 떨어져 살지 않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10대 아들의 모습이 눈두덩을 뜨겁게 하는 영화다. 수작은 아니지만 아버지와 아들의 교감을 포착해내는 섬세한 연출이 인상적이다. 감독은 가브리엘 살바토레. 1992년 '지중해'로 미국 아카데미영화상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한 명장이다. '애즈 갓 커맨즈'의 개봉(1일)을 앞두고 살바토레 감독과 이메일로 만났다.
살바토레 감독은 "'애즈 갓 커맨즈'를 통해 가족 관계의 회복을 강조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최근의 인간관계는 다양한 이해관계 때문에 상처받고 있으며 가장 가까운 가족간에서마저 위협받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는 "이 영화를 통해 많은 사람들이 스스로 인간관계와 가족들을 되돌아 봤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신의 뜻대로'라는 의미의 제목을 지은 것도 "부자간의 믿음과 사랑이 마치 신의 명령처럼 정해진, 운명적인 것임을 표현하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한때 세계를 호령했던 이탈리아 영화가 최근 부진해진 데 대해 그는 "이탈리아 영화의 영향력이 과거에 비할 수 없다"며 공감을 표시했다. "옛 영광이 그립기도 하다. 감독들이 관객들이 만족할만한 특색 있는 영화를 만들어야 전성기를 되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그는 말했다. "영화는 단지 웃고 즐기는 것으로만 머물게 아니라 그 이상의 의미를 갖춰야 한다. 비판적인 시선이 담긴 영화도 꾸준히 만들어져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올드보이'의 박찬욱 감독은 굉장히 독특하고 섬세한 작품세계를 가진 감독이라 생각한다. 김기덕 감독의 영화들도 좋아한다"며 한국영화에 대한 관심을 표시했다. 아울러 "한국영화가 해마다 국제영화제에서 많은 수상을 하고 있다. 한국은 영화 성장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하는지 궁금하다"고 되물었다.
그의 차기작은 '해피 패밀리'. "유쾌하면서도 가족의 의미를 되짚어볼 수 있는 코미디"라고 했다.
라제기기자 wender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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