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실종자 구조 작업이 더뎌지고 있다. 침몰 수역의 악조건도 문제지만 신속한 진입로 확보를 위해 함미(艦尾) 선체를 뚫는 방법이 예상과 달리 비효율적이고 위험해 포기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이기식 합참 정보작전처장은 31일 브리핑에서 "선체 벽을 뚫는다는 건 굉장히 위험하기 때문에 일단 열어 둔 해치를 이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우선 선체 벽을 뚫는 시간이 예상보다 휠씬 오래 걸린다는 것. 군은 26일 저녁 천안함 침몰 직후 실종자를 빨리 구조하기 위해 선체 벽을 뚫겠다고 했다. 하지만 확인 결과 수중 용접에만 1주일 가량이 소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시간이면 오히려 출입문을 확보해 내부 통로를 통해 선실로 접근하는 게 더 낫다는 판단이다.
더 큰 문제는 전기 용접 과정에서 발생하는 고(高)전류가 천안함 내 폭발물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이다. 송무진 해난구조대(SSU) 중령이 "함정 무기가 전부 제거되지 않은 상황에서 400A(암페어)의 고전류를 물 속에서 흘려 보낸다는 것은 매우 위험할 수 있다"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에 따라 실종자 탐색 작업은 연결된 인도색(해상에서 선체까지 연결된 줄)과 확보된 출입문을 통해 이뤄진다. 하지만 이런 방식의 내부 수색 작업은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구조작업 수역에 비가 내리고, 파도와 바람, 조류 등 모두 기상 조건이 최악이다. 이런 상황에서 잠수사들이 탁한 물 속에서 손으로 장님 코끼리 만지듯 내부를 탐색해야 해 구조 작업은 늦어질 수밖에 없다.
한편 군은 한주호 준위 사망과 관련해 잠수사의 헬멧 장비 보강이 시급하다는 지적에 대해 "준비하는 데 3일이 걸리고 현재로선 구조 작업이 시급한 만큼 현 상태를 유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박기수 기자 blessyo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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