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이 30일 29년간 금지됐던 미국 근해 석유 시추를 허용하기로 했다.
이날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오바마 미 대통령은 메릴랜드주 앤드류 공군기지에서 동부 델러웨어주에서 남부 플로리다주에 이르는 대서양 연안과 알래스카 북부 연안에 대한 석유시추를 허용키로 하는 안을 마련했다고 발표했다. 안이 확정되면 동부 대서양 연안 1억6,700만 에이커(한반도 면적의 300만배 크기)와 북극해 연안 1억3,000만 에이커에 이르는 광대한 지역에서 석유 시추가 이뤄질 전망이다.
지난 1981년 제정된 연방법에 따라 현재까지 미국 연안의 거의 모든 지역에서 석유와 가스 시추가 금지돼 있다. 2008년 대선 당시 조지 부시 미 대통령과 공화당이 이 법안 폐지를 추진했으나, 오바마 대선 후보는 “유가를 불과 몇 센트 낮추는 것에 그칠 것”이라며 반대했었다.
오바마 대통령이 후보일 때와 달라진 이유는 무엇일까. 표면적으로 오바마 대통령은 석유 수입 의존도를 감소시키겠다는 이유를 내세우고 있다. 연안 광구를 석유회사에 임대해 수익을 창출하고, 광구 개발에 필요한 일자리를 늘리겠다고도 했다. 이는 11월 중간 선거를 앞두고 있는 오바마 행정부가 재정적자와 높은 실업률에 대한 비판을 연안 석유 시추 허용이라는 카드로 무마하겠다는 의도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또 공화당에 ‘당근’을 제시, 공화당 반대로 발목이 잡혀있는 기후변화 대책법안 통과를 유도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환경보호단체를 비롯해 앨라배마, 플로리다 주정부 등은 환경 및 어업 파괴 등의 이유로 즉각 반대했다.
이대혁 기자 selecte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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