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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 프리즘] 醫術을 넘어 사회공헌 義術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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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 프리즘] 醫術을 넘어 사회공헌 義術로

입력
2010.03.31 2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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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한국 최초의 의사 7인의 독립운동에 대해 다룬 TV 다큐멘터리가 방영됐다. 1908년 세브란스의학교를 졸업하고 의사면허를 받은 최초의 의사 7인과 이들의 독립운동에 대한 내용이었다.

서간도에서 신흥무관학교 운영에 참여하고 군자금 모금 등의 활동으로 독립유공자로 추서된 김필순, 백정으로 태어나 의사가 된 뒤 북간도에서 독립군의로 활동했던 박서양 등 조선 최초의 의사들은 저마다의 자리에서 조국의 독립을 위해 헌신했다.

서양의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던 시기에 전문교육을 받은 최초의 의사로서 얼마든지 영달의 길을 찾을 수 있었을 텐데도 독립을 위해 목숨을 건 이들의 의기는 그 시절 행동하는 지식인의 표상을 보여 준다.

최초의 의사 7인 이후 지금까지 발급된 의사면허는 10만호를 넘는다. 또한 100여 년의 시간동안 한국 의학은 양적인 성장뿐만 아니라 질적으로도 눈부시게 발전했다.

위암 등 일부 암에서는 생존율이 선진국을 앞서고 있고 다빈치 로봇수술 건수는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다. 발달된 IT 기반을 바탕으로 U-헬스 분야에서도 뛰어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척박했던 환경에서 국내 의술의 발전은 놀랍고 칭찬받을 만하다. 의술의 발전은 국민들의 수명을 연장하고 생활의 질을 높이는 데도 기여했다. 의술이 발전한 만큼 이제는 한 걸음 더 나아가, 의술(醫術)을 통해 사회에 공헌하는 의술(義術)의 실천에서 의술의 가치를 찾아야 한다.

아이티 대지진 후 국내 의료진의 의료 구호활동이 그 좋은 사례이다. 아이티뿐만 아니라 재난 지역 곳곳에서 한국 의료봉사단은 큰 활약을 펼치고 있다. 또한 몽골의 연세친선병원처럼 의술이 낙후된 지역에 병원을 짓고 의술을 가르치는 등 근본적인 대안도 제시하고 있다. 11년 동안 우즈베키스탄에서 의료봉사를 해온 국내 한 의료봉사단은 우즈베키스탄 최고 공로 의료인 훈장을 받기도 했다.

해외원조를 통해 산업을 키운 우리나라가 이제는 해외에 원조를 하는 나라가 된 것처럼 외국 선교사에게 배운 의술을 발전시켜 세계에 베품으로써 국위를 선양하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이다.

또한 국내에서도 의료 소외 지역을 찾는 봉사활동이나 무료 진료소 등 의술(義術)을 실천하고 있는 의사를 많이 본다. 이제는 보다 많은 의사가 이런 활동에 동참하고 우리 사회 곳곳에서 더 많은 사람들이 의술(義術)의 혜택을 누릴 수 있어야 한다.

의사뿐만이 아니다. 요즘은 자신의 재능을 통해 사회에 공헌하는 재능기부에 대한 관심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국민 모두가 자신의 능력을 이타적으로 사용하기를 꺼려하지 않는다면 우리나라가 더욱 발전하고 국격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평범한 의사는 병을 고치고 큰 의사는 나라를 고친다고 했다. 의술(義術)로 나라에 헌신한 의사 7인처럼 큰 의사, 큰 국민이 많아져 우리나라의 위상을 세계에 드높일 그 날을 기대한다.

금기창 세브란스병원 방사선종양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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