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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서 또 테러, 경찰서장 등 12명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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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서 또 테러, 경찰서장 등 12명 사망

입력
2010.03.31 2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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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 분리주의 운동이 거센 러시아 남부 다게스탄 자치공화국에서 31일 오전(현지시간) 2차례 자살 폭탄테러가 발생, 경찰 9명을 포함해 최소 12명이 숨지고 23명이 다쳤다. 지난 29일 39명의 목숨을 앗아간 모스크바 지하철 폭탄테러에 이어 또 다시 대규모 테러가 발생함에 따라, 러시아 전역에 테러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테러는 다게스탄 키즐라야시 내무부 건물 근처에서 발생했다. 경찰이 수상한 차량을 검문하려 하자, 운전자가 폭탄을 터뜨렸고 20분 후 폭탄 발생 현장에 경찰과 사람들이 모여들 때 두 번째 테러가 발생했다. 경찰 희생자 중 한 명은 지역 경찰서장이었다.

심지어 두 번째 폭탄은 경찰 복장을 한 사람의 몸에서 터졌다고 AFP통신은 보도했다. 첫번째 폭발 후 모여든 경찰 중 한 명이 두 번째 자살폭탄 테러범이었다는 설명이다.

체첸과 함께 북 카프카스 지역에 위치한 다게스탄은 테러가 끊이지 않은 곳이다. 1994년과 1999년 러시아와 두 차례 분리주의 전쟁을 벌인 체첸에 인접해 있어 체첸 반군 잔당들이 도망쳐왔다.

이날 폭탄 테러를 감행한 집단이 29일 모스크바 지하철 테러의 배후 세력과 일치하는지 여부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총리는 "모스크바와 다게스탄 테러 모두 동일한 세력일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러시아 연방보안국 관계자의 말을 인용, 모스크바 지하철 테러와 같은 사태를 일으킬 수 있는 테러범은 모두 30여명에 달하고 이들은 체첸 반군 지도자인 사이드 부르야츠키에게서 훈련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또 지하철 테러를 자행한 여성 테러범 2명도 부르야츠키의 테러 부대 소속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러시아의 오사마 빈 라덴'으로 불리는 부르야츠키는 이슬람 테러단체 활동을 벌여오다, 최근 연방보안국에 의해 사살됐다는 보도가 나온 바 있다. 이 때문에 연이은 테러가 부르야츠키의 사망에 대한 보복일 수 있다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이에 앞서 언론들은 지하철 테러범들이 러시아의 공격으로 남편과 가족을 잃은 카프카스 지역의 여성테러조직 '검은 미망인'소속일 가능성이 높으며, 배후는 체첸 반군 지도자 다쿠 우마로프라고 보도했었다.

휴먼워치 모스크바 지부의 타냐 록시나는 가디언에 "지하철 테러의 배후를 조속히 결론내기는 이르다"며 "다만 체첸, 잉구세티아, 다게스탄 등 범(pan) 카프카스 지역의 자치 공화국 반군과 연관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진희 기자 riv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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