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상조회사인 보람상조 그룹 회장 일가에 대한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인가운데 이 회사 노조가 회장의 횡령 사실을 입증할 내부 회계장부와 동영상 등을 검찰에 제출했다.
31일 이 회사 노조에 따르면 경리직원이 작성한 서류에는 장례를 지원하는 장의행사부에 맡긴 고객 돈 가운데 매월 1억5,000만원에서 2억5,000만원 가량을 최모(52) 회장에게 전달한 것으로 기재돼 있다.
노조 관계자는 "매달 납입금을 내는 고객이 중도에 상을 당하면 일시금으로 지급해야 하는데 최 회장은 고객 납입금을 상자떼기로 받아 챙기는 수법으로 공금을 횡령해 고급 외제차와 부동산을 구입하는 등 개인적으로 치부했다"며 "부산지부에서 가져간 돈만 지난해 1월부터 7월까지 14억여원에 달한다"고 폭로했다.
장의행사부가 부산을 비롯해 전국에 13개 지부가 있는 점을 고려하면 최 회장 일가가 빼돌린 돈이 지난해 한 해만 100억원을 넘을 것으로 노조는 추정하고 있다. 특히 노조는 직원이 돈을 상자에 담아 실어 나르는 모습을 찍은 동영상까지 제시했다.
이에 대해 회사측은 "지난해 세무조사에서 아무런 불법행위가 드러나지 않았고, 외부 감사를 받기 때문에 회사 돈은 무단으로 가져가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부산지검 특수부(부장 차맹기)는 회사 돈을 빼돌리기 위해 전산을 조작했다는 노조측 주장에 따라 전산전문가를 동원해 최 회장 일가의 횡령 증거를 찾는데 주력하고 있다.
검찰은 이날 최 회장의 형인 최모(62) 부회장에 대해 고객 돈을 횡령하고 거래 업체로부터 리베이트를 받아 챙긴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위반 등)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최 부회장은 미국에 머물고 있는 최 회장과 공모해 100억원대의 고객 납입금을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강성명 기자 smk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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