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4월1일 아침이 '만우절'인 것이 싫다. 활기찬 4월의 첫 아침이 거짓말로 시작되는 것이 싫다. 만우절이 가벼운 장난, 그럴듯한 거짓말로 남을 속이는 날이라 하지만 이제는 속이지도 말고 속지도 말자. 만우절에 속은 바보를 '4월 바보'(April fool)라 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매일 바보'(everyday fool)로 살고 있다.
뇌물수수 혐의로 기소된 전직 여성 총리 사건도 그렇다. 전직 총리든 전 대한통운 사장이든 그 중 누군가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 전 국민을 상대로 거짓말을 하고 있다. 이 재판에서 검찰이 진다면 검찰 역시 거짓말쟁이가 될 수밖에 없다. 지방선거가 다가오고 있다.
만약 선거공약을 지키지 않고 임기를 끝내는 자치단체장과 지방의회 의원이 있다면 우리는 4년 간을 거짓말에 속은 바보다. 대통령과 국회의원도 마찬가지다.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지 못하면 거짓말쟁이다. 거짓말이 난무하는 세상이다. 오죽하면 거짓말 탐지기 같은 것을 다 만들어냈겠는가.
신성한 교육 현장에도 거짓말이 오간다.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거짓말이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또 하루의 거짓말이 아니라 '참말'이다. 4월1일 하루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 날이었으면 좋겠다. 만우절은 1년 내내 정직한 사람에게만 유효한 풍습이다. 제발, 오늘만큼은 거짓말 하지 마라.
정일근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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