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자동차업체들이 전기차 시장 선점을 위해 벌써부터 적극적인 가격 경쟁에 나서고 있다.
닛산(日産)자동차는 12월 판매 예정으로 1일부터 예약 주문 받는 첫 전기차 ‘리프’(5인승 소형차)의 실질 소비자 가격을 299만엔(3,600만원)으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리프의 실제 가격은 376만엔이지만 친환경차 보급을 위해 일본 정부가 지급하는 보조금 77만엔을 빼면 299만엔이 된다.
지난해 일본에서 처음 전기차 판매를 시작한 미쓰비시(三菱)자동차도 이에 질세라 그동안 400만엔대였던 전기차 ‘아이 미브(i-MiEV)’(경차)의 가격을 이날부터 약 62만엔 인하했다. 이에 따라 소비자가격은 398만엔, 보조금 혜택을 뺀 실제 구입 가격은 284만엔으로 싸졌다.
전기차는 차세대 친환경차 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주목 받고 있지만 심장이라고 할 수 있는 리튬 이온전지 가격이 비싸 가격경쟁력이 떨어지는 데다 충전 설비가 충분치 않은 것이 단점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닛산은 자체 개발 리튬 이온전지를 2년 뒤부터 일본과 미국, 유럽에서 50만대 양산하는 효과까지 감안해 전지 가격을 내려 잡았다. 그래도 일반차에 비해 높은 가격 부담을 덜기 위해 구입 가격은 동급의 가솔린차와 같은 240만엔으로 하고 나머지 차액을 매달 9,000엔씩 6년간 나눠 내는 할부제도도 도입한다. 또 전지 방전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일본 내 2,200개 닛산판매점마다 충전기를 설치할 계획이다.
지난해 법인용 판매에 이어 1일부터 개인 판매를 시작하는 미쓰비시는 한 급 위인 닛산 전기차가 미쓰비시보다 값을 더 내려 잡는 바람에 서둘러 가격을 인하한 것으로 보인다.
도쿄=김범수 특파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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