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밤 9시 16분에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나.
군이 천안함 침몰 사고를 전후한 정황 증거들의 공개를 거부하면서 갖가지 억측이 쏟아지고 있다.
이종걸 민주당 의원은 31일 라디오 방송에서 "실종자 한 명이 사고 당일인 26일 밤 9시 16분께 가족과 전화하다가 '지금 비상이니까 나중에 통화하면 좋겠다'며 전화를 끊었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실종자 신원이나 통화 내역은 공개하지 않았다. 한 언론도 "실종자 차모 하사가 여자친구와 32분간 휴대폰 문자메시지를 주고받다가 갑자가 연락이 끊겼다"고 보도했다. 공교롭게도 시간이 9시 16분께로 일치한다.
이에 천안함이 9시 16분께 뭔가 비상 상황이 발생해 함 내에 명령을 내리고 사고 해역으로 서둘러 이동하다가 침몰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속초함이 사고 해역으로 급파돼 밤 11시부터 5분간 북측을 향해 포 사격을 했다는 사실이 이 같은 주장을 뒷받침한다는 것이다.
군의 석연찮은 발표가 이런 추측과 논란을 부채질했다. 합동참모본부는 사건 발생 당일 사고 발생 시간을 26일 밤 9시 45분께로 발표했다가 다음 날 15분 앞당긴 9시 30분께로 수정했다. 28일에는 구조 작업에 참여했던 해양경찰청이 사고 시간이 9시 15분께라는 보도 자료를 배포하기도 했다.
그러자 김태영 국방부 장관은 29일 국회 국방위에 출석해 사고 시간을 다시 5분 앞당긴 9시 25분께로 정정했다. "폭발 소리 후 함장실에 5분간 갇혀있었다"는 함장의 진술에 끼워 맞췄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부분이다. 하지만 군의 공식적 사고 발생 시간은 여전히 9시 30분께다.
김광수 기자 rolling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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