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추가제재를 향한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의 행보에 속도가 붙었다. 오바마 대통령은 30일 정상회담을 위해 백악관을 찾은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과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수 주 안에 이란에 대한 국제사회의 제재가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동안 정확한 시한을 밝히지 않으면서 핵무기 개발을 도모하는 이란을 '두루뭉술'압박하는데 그쳤던 미국이 '한 달'도 아닌 '수 주'안에 결정타를 날리겠다며 비교적 강경한 메시지를 전달한 것이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사르코지 대통령과 나란히 연단에 오른 오바마 대통령은 "이번 봄 안에 (이란 제재관련)결정이 마무리 되어야 한다"며 "수개월을 더 기다리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국가 간 의견차이가 해소되진 않았지만 "중국과 러시아도 조만간 제재에 합의할 수 있다"는 뉘앙스를 풍겨 국제사회의 새 제재가 임박했음을 시사했다.
그는 "이란 석유 거래 등 경제적 이유로 제재 동조를 주저하는 국가들이 많다"며 "안보리 국가들이 제재 시행에 모두 동의하고 있지는 않지만 중국, 러시아가 곧 한배를 탈 것이라 믿는다"고 덧붙였다. 오바마 대통령은 인내심이 소진했음을 강조하면서도 이란과의 협상 여지는 남겨놨다. 그는 "이란이 국제사회에 참여할 의지가 있다면 문은 여전히 열려 있다"고 말했다.
한편 취임 후 처음으로 백악관을 방문한 사르코지 대통령은 오바마 대통령과의 갈등설을 해소시키려는 듯 이란 제재 필요성 설파에 더욱 힘을 실었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최근 핵 시설 신축 계획을 밝히는 등 핵무기 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이란에 대해 "미친 레이스를 계속할 수는 없다"고 강한 어조로 말했다.
하지만 두 정상은 아프가니스탄 전쟁과 관련해선 입장차이를 좁히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오바마 대통령이 시종일관 프랑스군 증파를 요청해왔으나 이에 뚜렷한 답을 보내지 않았던 사르코지 대통령이 이번 회담에서도 미국의 요구에 응하지 않은 듯했다. 로버트 기브스 백악관 대변인은 이에 대해 "오바마 대통령은 회담 테이블에서 프랑스에 특별히 증파를 요청하지 않았다"고 간략히 밝혔다.
양홍주 기자 yangh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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