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원'이라는 이름만큼 천진한 얼굴의 17세 소녀가 지난달 29일 발생한 모스크바 지하철 연쇄폭탄테러범들 중 한 명으로 밝혀졌다.
러시아 카프가스 북부 다게스탄 자치공화국 출신 드제네트 압두라흐마노바는 29일 아침 출근자들로 붐비던 루비안카역에서 자신의 몽에 설치된 폭탄을 터뜨려 20여명과 함께 숨졌다. 이후 경찰들은 사건 현장에서 그녀의 훼손된 시신을 파악했다고 AFP통신이 2일 러시아 언론을 인용해 보도했다.
그의 이름 드제네트는 아랍어 '자니트'에서 파생된 단어로 낙원을 뜻한다. 드제네트는 지난해 12월 31일 정부군의 총에 맞아 숨진 반군 우마라트 마고메도프의 부인이다. 마고메도프는 지난달 31일 모스크바 지하철 테러가 자신이 지시한 것이라고 밝힌 무슬림 분리주의단체 지도자 도쿠 우미로프(46)의 심복으로 알려져 있다.
드제네트와 우마라트는 지난해 인터넷을 통해 만나 곧 사랑에 빠졌다고 AFP가 전했다. AFP가 이날 공개한 사진을 보면 나란히 총을 들고 있어 평범한 커플은 아니었던 것으로 보인다. 드제네트의 짧은 사랑은 우마라트의 사망과 함께 분노로 변했으며, 이 지역 여성들이 그렇듯 무자비하기로 유명한 '검은 미망인'으로 변신했다. 드나제트에 이어 파르크 쿨리트역에서 자살폭탄을 감행한 여성도 올해 20세에 불과한 체첸 출신 마르하 우스타르호바로 밝혀졌다. 그녀는 지난해 10월 사망한 반군 사이드 에민 히즈리예프의 부인이다.
AFP통신은 이번 지하철 폭탄테러의 부상자로 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51세 남성이 이날 사망함에 따라 이번 테러의 사망자가 40명으로 늘었다고 전했다.
정영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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