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철 감독이 박철우를 조커로 활용하는 '컴퓨터 용병술'로 플레이오프 1차전을 승리로 장식했다.
2009~2010시즌 NH농협 프로배구 V리그 남자부 플레이오프(5전3선승제) 1차전에서 현대캐피탈이 대한항공을 3-1(31-29, 25-23, 18-25, 25-15)로 꺾고 기분 좋게 출발했다.
봄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가운데 31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이날 경기에서 현대캐피탈 김호철 감독은 1,2세트 모두 중반까지 쿠바출신 용병 헤르난데스를 앞세워 경기를 풀어갔으나 막판 승부처에 접어들자 박철우(15득점ㆍ공격성공률 53.85%)를 투입하는 카드로 경기를 뒤집었다. 박철우는 3,4세트에선 헤르난데스를 제치고 아예 오른쪽 주전 공격수를 꿰차고 팀 승리를 이끌었다.
이선규와 하경민도 각각 14점, 11점을 보태며 팀 승리를 지켰다. 무릎부상임에도 출전을 강행한 헤르난데스는 12점을 거뒀다.
반면 대한항공은 1,2세트경기중반까지 한 두 점차 리드를 꾸준히 지키는 등 득점에선 상대보다 4점 앞섰으나 막판 집중력 부족과 상대보다 11개가 더 많은 범실(30개) 남발로 자멸했다.
지난 다섯 시즌 동안 플레이오프 1차전 승리팀이 챔프전에 진출한 확률은 80%. 이런 이유로 양팀 감독은 고비 때마다 비디오판정을 요구하는 등 치열한 신경전을 펼쳤다.
전문가들의 예상대로 1세트 뚜껑을 열자마자 양팀 용병 헤르난데스와 레안드로의 공격이 불을 뿜었다. 대한한공은 김학민(17득점), 신영수(14득점), 강동진(14득점) 등 토종 공격수 3인방의 고른 활약을 앞세워 경기중반까지 5점차 앞서 나갔다. 하지만 현대캐피탈은 헤르난데스를 벤치로 불러들이고 박철우를 투입하면서 추격의 불씨를 당긴데 이어 6번의 듀스 접전끝에 31-29로 1세트를 따냈다.
현대캐피탈은 2세트에서도 20점을 대한항공에 먼저 내줬으나 이후 경기를 뒤집고 23-23 동점에서 상대실수와 송인석의 마무리 공격으로 25-23으로 따냈다.
현대캐피탈은 대한항공의 거센 반격에 3세트를 내주긴 했으나 4세트에 접어들면서 일방적으로 상대를 밀어붙이며 25-15로 낙승했다.
김호철 감독은 경기 후 "상대의 서브리시브를 잘 소화해 승리를 따냈다"며 "1세트를 가져오지 못했다면 승부가 달라졌을 수도 있었다"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천안=최형철 기자 hcchoi@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