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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침몰/ 구조 난항 - 실종 신선준 중사 가족·친구들 간절한 기다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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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침몰/ 구조 난항 - 실종 신선준 중사 가족·친구들 간절한 기다림

입력
2010.03.31 2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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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레가 선준이 생일인데 이 게 무슨 날벼락 입니까. 제발 돌아와 주기만 한다면…."

경기 평택 해군 2함대 사령부에서 5일 밤낮을 뜬눈으로 지새고 있는 실종된 신선준(29) 중사의 아버지 신국현(59)씨는 31일 아들 이야기가 나오자 금세 목이 멨다. "따뜻한 생일 밥을 차려주지 못한 지 몇 년 됐는데, 이제 영영 보지 못할 수도 있다고 생각하니 가슴이 찢어집니다. 육지에 있었다면 생일날 전화로 안부라도 물을 수 있었을 텐데…. "

외아들인 신 중사의 주민등록상 생년월일은 1981년 3월 23일. 하지만 신 중사의 가족들이 실제로 챙기는 생일은 음력 2월 18일로, 올해는 양력으로 4월 2일이다. 바로 내일이 신 중사의 꼭 서른 번째 생일날이다.

기다림에 지친 신씨는 "이젠 아들이 살아있다고 보기 힘든 것 같다"면서 "시신이라도 볼 수 있었으면, 우리 아이 죽음이 헛되이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해 주위 사람들을 안타깝게 했다.

신 중사의 누나인 선영씨는 이 날 동생의 미니홈피에 "선준아! 2일이 생일인데, 어쩌지? 힘들지? 춥지는 않아? 배도 고플 텐데. 아빠 생각해서 조금만 더 기운 내. 아빠한테 너랑 나 둘인데… 힘내, 아빠 생각해서"라며 간절한 마음을 남겼다. 신 중사의 누나는 자신의 미니 홈피에서도 '동생이 항상 부대에서 생일을 맞았었다'며 가슴 아파했다.

신 중사의 미니 홈피에는 사고 직후부터 지인과 일반 방문자의 격려가 이어졌다. "구조될 때까지 힘내서 돌아와", "친구야 힘내", "기적이 일어나기를…", "꼭 살아서 돌아오세요" 등 생환을 갈망하는 응원의 메시지로 가득했다.

미니홈피의 이 모 방문자는 "조금만 더 참고 힘내줘요. 오래 걸리지 않을 거예요. 사랑하는 가족들, 친구들, 온 국민이 간절하게 기다리고 있으니까 희망 놓지 말고 조금만 버텨서 견뎌줘요"라며 "따스한 4월의 봄 햇살을 느낄 수 있게, 다시 우리 곁에 올 수 있게 기도하겠다"고 안타까운 마음을 남겼다.

부친 신씨는 "7년 전 대한민국의 멋진 해군이 되겠다며 자원 입대한 자랑스런 아들"이라며 "최악의 순간에서도 최선을 다하는 모범 해군이었을 것을 확신한다"고 말했다. 그는 "선준이는 반드시 걸어서 돌아올 것"이라며 굵은 눈물을 떨궜다.

울산=목상균 기자 sgm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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