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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핑퐁외교' 키신저 옛 끗발 안나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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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핑퐁외교' 키신저 옛 끗발 안나오네

입력
2010.03.31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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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2년 미ㆍ중 수교를 이끌어낸 헨리 키신저(87) 전 미국 국무장관이 세계 2위 철광석생산회사인 호주 리오틴토와 중국 정부간의 '연결고리'로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호주 시드니모닝헤럴드는 키신저 전 장관이 중국 왕치산(王岐山) 부총리와 리오틴토간 비밀면담을 주선했었다고 31일 보도했다. 키신저에 대해서는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동시에 전쟁범죄자 혐의도 받았던 논란의 인물"이라고 소개했다. 키신저는 인도차이나 전쟁과 칠레의 독재자 피노체트를 지지하고 이끌었던 인물로도 알려져 있다.

지난해 호주국적의 리오틴토 상하이사무소 스턴 후 소장 등 직원 4명이 뇌물수수와 산업스파이 혐의로 중국 공안당국에 체포된 뒤 리오틴토가 중국과의 관계재건을 위해 키신저를 '고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키신저가 성공적으로 임무를 완수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 상하이법원은 29일 후 소장 등 4명이 중국철강공업협회 회의록과 서우강(首鋼)제철의 생산량 등 기업 비밀정보를 빼냈다는 혐의를 인정, 각각 징역 7~14년의 중형을 선고했다.

중국과 호주의 외교관계는 급격히 악화하고 있다. 케빈 러드 호주 총리는 "중국이 이번 판결로 국제사회에 투명함을 보여주는 데 실패했다"고 비난했고, 스티븐 스미스 호주 외교통상부장관도 "중국에서 영업중인 글로벌 기업들의 신뢰를 저버렸다"고 비난했다. 호주는 이번 사건이 높은 철광석 공급가격에 대한 중국 정부의 불만에서 비롯된 것으로 여기고 있다. 이에 대해 친강(秦剛)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호주 정부 발언에 "무책임한 처사"라고 반발하는 등 외교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이진희 기자 riv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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