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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출소 전환 확대… 경찰 '파김치' 될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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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출소 전환 확대… 경찰 '파김치' 될라

입력
2010.03.31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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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효율적인 범죄대응을 위해 기존의 지구대를 파출소로 전환하는 조치를 서두르면서 일선 경찰관들의 불만이 적지 않다. 경찰은 주민밀착형 치안을 강화하기 위해 파출소 전환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지만, 일선 경찰관들은 인력과 재원이 부족한 상태에서 밀어붙여 근무여건만 열악해지고 업무공백이 초래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경찰청이 범죄의 광역화 대응 등을 위해 파출소 2,3곳을 묶어 관할 지역을 넓힌 지구대로 전환한 것은 2003년. 그 후 6년 만인 지난해 3월부터 경찰은 지구대를 다시 파출소로 되돌리는 작업을 하고 있다. 지구대 통합으로 관할구역이 넓어져 치안이 불안해지고 범죄 대응속도가 떨어졌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경찰은 2003년 전국에 863개이던 지구대를 이미 760개로 줄이고, 187개이던 파출소를 793개로 크게 늘렸다. 142개 지구대와 36개 파출소가 있는 서울지역도 관할구역이 넓은 지역과 뉴타운 구역 등을 중심으로 지구대 55곳을 없애는 대신 파출소를 110곳으로 늘릴 계획이다.

하지만 인력이 충원되지 않은 상황에서 지구대 인력과 장비를 쪼개 파출소를 운영하면서, 곳곳에서 업무차질을 우려하는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지난해 10월 광화문지구대를 나누어 서울지역 파출소 부활을 처음 알린 신문로파출소와 사직파출소의 경우 근무인원은 지구대 시절(34명)의 절반인 17명씩이다. 순찰차도 2대씩 나눴다.

파출소 근무는 17명 중 파출소장과 평일 낮 근무만 하는 관리반원을 제외하면 5명씩 한 조를 이룬다. 각 조가 돌아가며 '주간-야간-비번' 3교대로 근무를 한다. 지구대 시절 '주간-야간-비번-비번'4교대 근무를 했던 것에 비하면 쉬는 날이 하루 줄어든 것이다. 한 경찰관은 "3교대의 경우도 원칙상으로는 야근 후에 쉬어야 하나 사격연습이나 교육 등이 있으면 쉬기 어렵다"고 말했다.

치안수요가 몰리는 취약시간(오후 11시~오전 3시) 근무에서도 파출소와 지구대의 차이는 확연히 드러난다. 지구대 시절에는 8명이 한 조를 이뤄 취약시간 순찰차가 최대 3대까지 동시 출동할 수 있지만 파출소는 1대밖에 움직일 수 없다. 만약의 상황에 대비해 내근에 최소한 2명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조원 한 명이 휴가라도 가면 사무실 지킬 인원도 빠듯하다.

예산도 문제다. 파출소 개소에 필요한 건물과 집기 등을 마련하는 데 적잖은 비용이 들어간다. 파출소로 분할되는 서울 강동지역의 지구대 경찰관은 "원래 파출소 건물이었던 곳을 다시 무상으로 빌리기 위해 관할구청에 공문을 보냈으나 퇴짜를 맞았다"며 "현실은 뒷받침되지 않는데 파출소 전환계획만 앞서나가고 있다"고 불평했다.

하지만 경찰 상부의 입장은 다르다. 지구대에서 파출소로 전환한 36개 지역의 112 신고 후 5분 이내 현장도착률이 종전 80%에서 81.6%로 높아지는 등 범죄대응속도가 나아졌다는 것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인원과 장비, 건물 등에 대한 예산문제도 관계부처와 협의하고 있다"며 "파출소 전환으로 일시적 부작용은 있을 수 있으나 개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태무 기자 abcdef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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