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FC는 일명 '조광래 유치원'으로 불린다. FC서울(1999~2004, 전신 안양LG 포함) 사령탑 시절에 이청용(볼턴) 등을 발굴한 것을 비롯해 조광래 감독은 경남에서도 '조광래의 아이들'을 끊임없이 배출하며 남다른 안목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조 감독은 지난 2008년 경남으로 둥지를 옮긴 뒤 청소년시절 대형 유망주로 주목 받았던 '박제된 천재'를 깨우는 재능을 발휘하며 돌풍을 예고하고 있다. 기가 꺾인 영재들을 살리는 조 감독만의 비법을 살짝 공개했다.
▲약점 보완될 때까지 장점은 쉬쉬
조 감독은 '클래스는 영원하다'는 신념을 가지고 있다. 한 때 대형스타로 기대를 모았던 유망주들의 기본기와 재능은 다른 선수와 비교해 남다르다는 의미. 이런 신념을 가지고 그는 청소년대표로까지 활약했지만 프로구단들이 주목하지 않았던 이용래, 이훈, 윤빛가람 등을 영입해 '될 성 푸른 떡잎'으로 만들어가고 있다.
조 감독은 잊혀진 '신동'들의 장점을 꿰고 있다. 하지만 장점을 절대로 칭찬하지 않는 게 조 감독의 철칙. 그는 "큰 선수가 될 인재들은 한 가지 특징이 반드시 있다. 하지만 부족한 부분을 강조할 뿐 장점은 일체 언급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일례로 조 감독은 미드필더 이용래가 감각적인 패싱력과 공격 본능을 갖췄지만 수비력과 체력이 보완되기 전까지 장점을 쉬쉬했다. 이로 인해 이용래는 기복 없는 경기력을 펼치며 '중원의 지휘관'으로 자리잡았다.
▲'헤어드라이어'와 '푸시업(Push up) 철학'
조 감독은 불 같은 성미를 지녀 상대의 머리카락까지 곤두서게 하는 '헤어드라이어'라 불린다. 이로 인해 경남의 훈련은 실전보다 더욱 치열하게 진행된다. 조금이라도 실수가 나오면 불호령이 떨어지는 건 당연지사. 조 감독은 "경기에서 발생할 수 있는 극한의 상황을 이겨내야만 실전에서도 제 기량이 나올 수 있다. 목이 쉬더라도 나쁜 버릇과 플레이에 대해서 무조건 짚고 넘어간다"고 설명했다.
훈련 중 실수를 하면 누구에게나 20번의 푸시업 벌칙이 주어진다. 조 감독이 푸시업으로 벌을 주는 건 단순한 육체적인 고통을 뜻하지 않는다. 그는 "푸시업은 스스로 깨달을 수 있는 시간을 주기 위해서 사용한다. 푸시업을 하는 동안 자신이 무엇을 잘못했는지 알아야만 나쁜 습관을 고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조 감독은 마지막 비법으로 개인훈련 유도를 꼽았다. 그는 "좋은 선수가 되기 위해선 별도의 훈련을 하지 않고선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김두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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