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시 운동을 벌여 나가겠습니다." 제37대 한국시인협회장으로 추대된 이건청(68ㆍ한양대 명예교수) 시인은 30일 기자간담회에서 "생태 문제 등이 대두하는 인간의 위기 상황에서 시가 제 구실을 해야 한다"며 관련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오늘날 생태의 문제는 인간 생존과도 직결되는 심각한 문제"라고 말한 그는 "지적 통찰자인 시인은 시대가 당면한 위기를 알리고, 대응방안을 제시해야 하는 책무가 있다"고 강조했다. 구체적 실천 프로그램으로 4월 24, 25일 열리는 '울산 고래문학 축제'에서 시 낭송회를 열고, 6월에는 덕유산 자연휴양림에서 '자연사랑 시낭독회' 개최를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정부가 추진하는 4대강 사업이 생태 문제의 관점에서 봤을 때 졸속으로 진행될 우려가 있다"며 "시인들의 생태시 작품을 모은 앤솔로지 발간 등을 통해 4대강 사업을 비롯한 생태 문제에 대해 발언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박후기 시인의 시 '자반고등어'를 언급하며 "아이를 끌어안고 자는 노숙인을 그린 젊은 시인의 시에서 따뜻한 육친애와 곡진함을 느꼈다"면서 "이처럼 유용한 가치로 쓰일 수 있는 시가 많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작은 것도 세밀하고 깊숙이 바라봄을 통해 발견적인 것을 깨우쳐줄 수 있는 시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 회장을 이를 위해 요양시설이나 보호시설, 교도소 등을 직접 찾아가 시를 낭송하는 사업을 지속하고, 낭송문화 복원을 위해 낭송할 수 있게 창작된 시를 선정해 보급하는 '밝은 눈, 맑은 귀' 운동도 벌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낭송 문화가 복원되면 지나친 산문화 경향과 난해성 문제를 보였던 한국 시의 문제점도 해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또 만해 한용운을 비롯해 고 이형기, 김영태, 오규원 등 사후에 독자들에게서 멀어져 가는 시인들을 기리는 공원을 마련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1967년 한국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한 이 회장은 <목마른 자는 잠들고> <푸른 말들에 관한 기억> 등의 시집과 평론집을 냈고 한양대 교수를 지냈으며 현대문학상, 한국시인협회상 등을 수상했다. 푸른> 목마른>
이훈성 기자 hs0213@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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