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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침몰/ 파공이냐, 절단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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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침몰/ 파공이냐, 절단이냐

입력
2010.03.31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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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공(구멍)이냐, 절단이냐.’

천안함 침몰 원인을 놓고 군이 말을 바꾸면서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합동참모본부는 사고 당일인 26일 밤 “폭발로 선저(배 바닥)에 파공이 생겨 침몰했다”고 밝혔다. 폭발 충격 때문에 생긴 구멍으로 물이 들어와 배가 가라앉았다는 설명이었다. 하지만 군은 29일 브리핑에서 “물 속에 내려가보니 폭발로 배가 절단돼 침몰한 것으로 확인했다”며 “파공은 이제 침몰 원인으로 유효하지 않다”고 발표했다.

이에 대해 군은 “폭발이 일어났으니 통상적으로 배에 구멍이 뚫린 것으로 판단했다. 다른 의도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사고 원인이 미궁에 빠진 현 상황에서 파공과 절단의 차이는 엄청나다는 게 군 안팎의 시각이다.

현재 유력한 사고 원인으로 거론되는 기뢰의 경우 끝이 뭉툭하고 속도가 30~40노트(시속 55~74㎞)에 불과해 선체를 뚫기에는 무리다. 어뢰의 경우에도 비슷하다. 대신 배 표면이나 근처에서 폭발해 타격을 준다. 통상 공기보다 물 속 충격파가 3, 4배 강해 선체를 절단할 가능성이 높다.

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는 30일 “배 바닥 가운데 부위인 용골은 사람으로 말하면 척수와 같은 급소”라며 “근처에서 기뢰가 터지면 큰 군함도 한번에 격침된다”고 말했다.

반면 파공이라면 외부에서 어떤 무기가 선체를 뚫고 들어갔거나 안에서 뭔가 폭발했다는 얘기다. 외부 요인이라면 암초와 부딪쳤을 경우에 가능한 상황이다. 하지만 군은 서해상에 암초가 없다는 주장을 반복하고 있다. 암초가 아니라면 파공은 내부 폭발로 인한 것으로 봐야 한다.

이처럼 논란이 일자 일각에서는 “군이 사고 발생 초기 정확한 상황 파악을 하지 못한 상태에서 다급히 북한의 개입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파공이라고 한 것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김광수 기자 rolling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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