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대표적 반체제 인사 가오즈성(高智晟ㆍ44) 변호사의 부인인 겅허(耿和)씨가 "남편이 가족과 함께 미국에서 생활할 수 있게 해달라"고 중국 정부에 탄원했다고 AP통신이 29일(이하 미국시간) 보도했다.
현재 자녀들과 함께 미국에서 망명생활을 하고 있는 겅씨는 1년 이상 행방이 묘연했던 가오 변호사가 최근 중국 중부 산시(陝西)성의 고향 인근인 우타이산(五台山)에서 생활하고 있는 것으로 28일 밝혀진 것에 대해 안도감을 표시하면서 이 같이 밝혔다. 겅씨는 "아들, 딸과 나는 지난해 1월 이후 남편을 보지 못했다. 남편이 중국을 떠나 미국에서 가족들과 함께 살게 해줄 것을 중국정부에 호소한다"고 말했다.
가오즈성은 28일 AP통신, 뉴욕타임스 등 서방언론과 짧은 전화통화에서 "감금상태는 아니지만 인터뷰를 할 위치에 있지 않다"며 "가족과 재회했으면 한다"고 밝혔다. 중국 인권단체들은 가오즈성이 감옥에 있는 것은 아니지만 공안당국의 감시 아래 사실상 구금상태에 놓여 있다고 추정하고 있다.
가오즈성의 부인과 자녀는 지난해 그가 실종되기 한달 전 감시의 눈을 피해 집을 빠져나간 뒤 미국 기독교계의 도움으로 태국을 거쳐 같은 해 3월 미국으로 망명했다. 가오즈성은 2006년 말 정부전복 기도혐의로 공안에 체포돼 베이징시 제1중급인민법원으로부터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 정치권리 박탈 1년을 선고 받고 풀려난 뒤에도 중국 공안당국으로부터 수 차례 체포와 구금을 당했다.
가오즈성은 노동운동가와 토지를 빼앗긴 농민, 파룬궁(法輪功) 수련자, 지하교회 신도 등 사회적 약자의 인권보호 활동에 앞장서 온 인물로, 2008년 노벨평화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정영오 기자 young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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