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불가 테이프 제작에 투자한다는 명목 등으로 신도들에게 수억원을 받아 가로챈 승려에게 중형이 선고됐다.
승려 이모씨는 2003년 11월 "내년 초파일에 경남 지역 사찰에 공급할 찬불가 테이프 제작에 투자하라"며 부산에 사는 신도 A씨를 부추겼다. 투자금과 함께 추가로 사찰로부터 받을 대금 90% 상당을 주겠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이씨는 이런 방식으로 경남 김해, 부산, 경기 지역을 순회하며 2008년까지 7,200만원 상당을 편취했다. 이씨는 심지어 사찰 주지실에서도 신도를 불러 사기를 벌이는 대담성을 보이기도 했다.
이씨는 찬불가에 이어 사찰 투자 사기까지 벌였다. 서울까지 활동영역을 넓힌 이씨는 "양평에 좋은 절이 나왔는데 절을 구입하면 등기를 이전해 주겠다. 부처님을 모시고 살자"며 신도 B씨를 꾀었다. 절을 살 수 있다고 생각한 B씨는 집을 담보로 대출까지 받아 절에 설치할 보일러비, 종(鍾) 설치비, 종단가입비 명목으로 1억6,000여만원을 이씨에게 건넸다.
하지만 이씨의 사기행각은 투자금 변제를 독촉하는 신도들에 의해 발각돼 끝이 났다. 서울중앙지법 형사9단독 강성국 판사는 이씨에게 징역 4년을 선고했다고 30일 밝혔다.
강 판사는 판결문에서 "이씨는 사기죄로 처벌받은 전력이 있으면서도 동일 범죄를 저지르는 등 죄질이 불량하고, 피해회복도 이뤄지지 않아 실형선고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강아름 기자 sar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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