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정부기관이 총선 당선자 가운데 6명이 사담 후세인 정권 당시 집권당이었던 바트당과 연계됐다고 발표했다.
이라크에서 바트당 연루자는 공직진출이 제한돼 있기 떄문에 3일 치러진 총선에서 단 2석차로 승패가 갈린점을 감안하면 향후 연정주도세력이 바뀔 수도 있는 결정이어서 파문이 예상된다.
이번 총선에서 이야드 알라위 전총리가 이끄는 시아-수니파 정당 연맹체 ‘이라키야’는 91석으로 1위, 누리 알 말리키 현 총리가 이끄는 ‘법치국가연합’은 89석으로 2위를 기록했다.
정부 산하 ‘책임과 정의 위원회(JAC)’는 29일 총선 출마자 중 당선자 6명과 후보자 46명을 포함한 52명이 바트당 활동 경력을 가지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JAC는 2003년 후세인 정권이 무너진 뒤 바트당 출신 고위인사들을 축출하기 위해 만들어진 정부 위원회다.
미 뉴욕타임스 등 외신들은 “JAC가 이 인사들의 정확한 면면을 밝히지 않았지만 다수가 이라키야 소속일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야드 알라위 전 총리가 이끄는 이라키야는 소수 정파 수니파와의 화합을 표방하면서 수니파인 바트당 인사 다수를 참여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2표 차이로 현 정권을 이긴 이라키야는 펄쩍 뛰고 있다. 알라위 전 총리는 “JAC가 말리키 현 정권의 지지 아래 활발한 활동을 벌여왔다”며 정치적 배경이 의심스럽다고 주장했다.
JAC의 발표대로 당선자들이 바트당에서 활동했다는 사실이 입증되면 당선이 취소될 가능성이 크다. 이라크 중앙선관위는 앞서 바트당에 참여자들의 당선 취소를 시사한 바 있다. 하지만 현재 의회가 휴회 중이어서 의회 부속 JAC의 활동 자체에 대해 정당성 논란도 일고 있다.
JAC의 결정으로 총선의 승패가 뒤바뀐다면 수니파의 극렬한 저항도 예상돼 다시 한번 이라크에 혼란이 예상된다. 당장 JAC가 부적격자 발표를 한 29일에도 시아파 성지 카발라에서 두건의 차량 폭탄테러가 발생해 7명이 사망하고 63명이 부상당했다.
채지은 기자 cj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