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파이터’ 양동근(29ㆍ모비스)은 포인트가드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했다. ‘전통적인’ 관점에서 포인트가드는 어시스트와 3점슛에만 능하면 충분했다. 하지만 양동근은 골밑 돌파, 리바운드 등 포워드들의 영역까지 넘나들었다. 키(181㎝)는 그리 크지 않지만 보디빌더 못지않은 체격을 갖췄기에 가능하다.
지난해 귀화혼혈선수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KCC 유니폼을 입은 ‘코트의 태풍’ 전태풍(30ㆍ180㎝)도 팔방미인이다. 현란한 드리블은 기본이고 정교한 3점슛, 골밑 돌파, 어시스트 등 못하는 게 없다. 키가 작다는 게 약점일 수 있지만 전태풍에게는 오히려 강점이다. 전태풍은 최대한 자세를 낮춘 상태에서 드리블을 하기 때문에 어지간해서는 공을 빼앗기지 않는다.
‘최고 포인트가드’ 자존심을 걸고 양동근과 전태풍이 정면으로 충돌한다. 정규시즌 2연패에 빛나는 모비스와 2년 연속 플레이오프 챔피언에 도전하는 KCC는 31일 오후 7시 울산에서 챔피언 결정전(7전 4선승제) 1차전을 치른다.
챔피언 결정전 역시 단기전인 만큼 1차전이 가장 중요하다. 역대 13차례 챔프전에서 1차전을 가져간 팀이 10번(76.9%)이나 우승트로피를 품었다. 반대로 1차전을 내준 팀은 그만큼 심리적으로 쫓기게 된다.
챔프전, 특히 1차전 승리의 열쇠는 두 팀의 ‘야전사령관’인 양동근과 전태풍이라는 게 많은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둘의 활약에 따라 전체적인 공수 밸런스가 좌우되기 때문이다.
정규시즌에서 양동근은 평균 11.4점 5.4어시스트 3.4리바운드, 2.1가로채기, 전태풍은 14.4점 4.7어시스트 2.7리바운드 1.5가로채기를 기록했다. 또 6차례 맞대결에서는 양동근이 12.2점에 6.2어시스트, 전태풍은 14.3점에 5.7어시스트를 올렸다. 기록만 보면 우열을 가리기 힘들다.
최인선 SBS스포츠 해설위원은 “양동근은 파워와 안정감, 전태풍은 기술과 폭발력이 뛰어나다”고 전제한 뒤 “팀 컬러도 양동근 전태풍과 비슷하다. 모비스는 안정감과 끈기, KCC는 폭발력이 무섭다. 6차전 이내에서 승부가 갈린다면 KCC, 7차전까지 간다면 모비스에 승산이 있다고 본다”고 전망했다.
최경호 기자 squeez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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