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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스크바 연쇄 폭탄테러…크렘린궁 인근 지하철역 2곳서 출근길 45분 간격으로 '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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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스크바 연쇄 폭탄테러…크렘린궁 인근 지하철역 2곳서 출근길 45분 간격으로 '펑'

입력
2010.03.29 2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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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모스크바에서 29일 오전(현지시간) 출근 시간대에 여성 테러리스들의 자살공격을 보이는 지하철 연쇄 폭탄테러가 발생, 37명이 숨지고 34명이 부상했다.

러시아 언론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 55분께 러시아 모스크바 중심가인 루비얀카 지하철 역에서 역내로 진입하던 전동차의 세번째 칸에서 폭발물이 터져 승객 및 플랫폼에 서 있던 시민 등 최소한 23명이 숨졌다. 또 18명이 부상했지만 이 가운데 일부는 상태가 위독해 사망자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테러가 발생한 루비얀카 역은 크렘린궁과는 800m 거리에 있으며, 비밀경찰(KGB)의 후신인 연방보안국(FSB) 본부 건물 바로 아래에 위치해 있다.

이어 약 45분 뒤인 오전 8시40분께 첫 번째 테러지점에서 3개역 떨어진 파르크 쿨트리역에서도 또 다시 폭탄이 터져 14명이 사망하고 16명이 부상했다고 인테르팍스 통신이 보도했다.

폭발 당시 두 지하철역 구내는 연기로 가득 찼으며, 비명을 지르며 빠져 나오려는 시민들로 아수라장을 이뤘다고 목격자들은 전했다. 한 시민은 “전동차가 루비얀카 역에 도착해 문이 열려 내리려는 순간 ‘펑’하고 폭발음이 들렸다”고 말했다.

러시아 연방보안국은 사건 직후 “두 명의 여성 테러리스들이 각각 열차가 역 구내에 진입하는 순간, 허리에 차고 있던 폭탄을 터트려 자살공격을 감행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러나 아직까지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하는 단체나 세력 등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모스크바 경찰은 역 주변 도로를 통제하고 시민의 통행을 막고 있으며, 루비얀카 역과 쿨리트 역으로 통하는 모든 지하철 운행을 금지했다.

시 전역에 거미줄처럼 퍼져있는 모스크바 지하철은 평일 하루 700만 명이 이용하는 세 계에서 가장 혼잡한 지하철 가운데 하나로, 지난 10년간 대량 인명살상을 노리는 테러리스트의 표적이 돼 왔다. 그러나 2004년 모스크바의 한 역에서 체첸 반군 출신 여성의 자살 폭탄 공격으로 10명이 숨진 뒤 지난 6년간 잠잠해 왔다.

러시아 당국은 테러 수법을 볼 때 연방 정부에 불만을 품은 체첸 반군 또는 북 코카서스 지역의 회교 분리주의자들이 다시 본격적인 활동을 재개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테러의 배후를 캐는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한편, 모스크바 거주 한국 교포나 유학생들의 피해 소식은 아직 접수되지 않고 있는 가운데 주러 한국 대사관측은 한인회와 유학생회를 통해 긴급 비상망을 가동했다.

박진용 기자 hub@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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