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머리맡에 남아 있는 책을 나에게 신문을 배달한 사람에게 전하여 주면 고맙겠다"는 법정 스님의 유언장 속 '신문 배달 소년'이 누구인지 밝혀졌다.
법정 스님의 상좌 덕진 스님은 29일 "법정 스님이 1970~73년 서울 봉은사에 계실 때, 종무소에 배달된 신문을 스님 처소에 전해 드렸던 강모(49)씨를 27일 만났다"며 "31일 길상사에서 스님의 49재 3재가 끝난 뒤 강씨에게 스님이 남긴 책을 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1970년에 아홉 살이던 강씨는 공양주보살로 일하던 어머니와 함께 봉은사에서 살았으며, 법정 스님의 방을 청소하거나 어깨를 주물러 드리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신문 배달 소년에 대한 법정 스님의 관심은 이미 1971년에 쓴 글에서 나온다. 스님은 당시 '미리 쓰는 유서'라는 글에서 "혹시 평생에 즐겨 읽던 책이 내 머리맡에 몇 권 남는다면, 아침저녁으로 '신문이요!' 하고 나를 찾아주는 그 꼬마에게 주고 싶다"라고 썼다.
그러나 강씨의 구체적 신원은 공개되지 않았다. 사단법인 '맑고 향기롭게'는 "강씨가 '내가 법정 스님이 말씀하신 그 신문 배달 소년이 아닐지도 모른다'며 다른 사람이 나타날 수도 있으니 31일까지 자신에 대해 알리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고 밝혔다.
유상호 기자 sh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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