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천안함 침몰/ "강력한 외부 충격에 무게, 기뢰·어뢰 단언은 어려워"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천안함 침몰/ "강력한 외부 충격에 무게, 기뢰·어뢰 단언은 어려워"

입력
2010.03.29 23:02
0 0

■ 조선·군함 전문가들 진단

천안함 침몰 원인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조선업계의 군함 전문가들 사이에서 외부 충격 가능성이 제기됐다. 하지만 사안의 민감성 때문인지 아직은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현대중공업 특수선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김태욱 상무는 29일 "침몰 당시의 상황에 대한 군 당국의 발표를 종합해볼 때 외부에서 먼저 충격이 가해진 뒤 내부의 연쇄적 탄약 폭발로 이어졌을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형 어뢰라면 충분히 이 정도의 충격을 줄 수 있을 것"이라며 "하지만 이 경우엔 탐지가 안된 게 이상하다"고 덧붙였다. 외부 충격이 어뢰보다는 기뢰에 의한 것일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안병구 대우조선해양 특수선영업담당 상무도 폭발 원인에 대해 "정황적으로는 기뢰일 것 같고 기술적으로는 어뢰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해군 준장 출신으로 잠수함 전문가인 안 상무는 "어뢰가 원인이라면 잠수함이나 잠수정의 공격이 있어야 하는데 이는 정황적으로 생각하기 어렵고 반대로 기뢰로는 1,200톤급 초계함을 단시간에 두동강 내기가 어렵다"고 설명했다.

삼성중공업의 한 임원 역시 "천안함이 침몰할 당시 선체가 갈라졌다는 사실을 감안할 경우 내부의 탄약 또는 유증기 폭발을 원인으로 보기는 어렵다"면서 "현재로서는 선체 하부의 바깥 쪽에서 큰 충격이 가해진 게 침몰로 이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기뢰인지 어뢰인지는 단언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한진중공업 관계자는 "1,200톤급이나 되는 초계함이 내부의 충격과 폭발로 두동강난다는 건 상식 밖의 일이며 그간의 사고나 실험을 통해서도 그런 전례를 찾아보긴 어렵다"면서 "천안함이 함장의 진술대로 사고 당시 곧바로 두동강이 났다는 전제하에서 보면 외부 충격 외엔 설명이 안된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 사장 출신인 한국과학기술원(KAIST) 안충승 특훈교수도 외부 폭발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그는 "지금까지 알려진 정보로 보면 내부보다는 외부, 특히 하부에 강력한 힘이 가해진 것 같다"면서 "외부 폭발로 순간적으로 철판이 안으로 들어갔다가 진공상태가 되면서 다시 나오며 두 쪽으로 분리된 것 같다"고 추론했다. 그는 "옆에서 충격이 있었다면 두동강이 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도 했다.

하지만 이들은 선체를 인양한 뒤 정밀조사를 해봐야 구체적인 폭발 원인을 찾아낼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삼성중공업 임원은 "천안함이 침몰할 당시 선체가 어느 부위부터 기울어졌는지, 또 곧바로 두동강이 났는지 아니면 시간을 두고 진행된 것인지 등에 따라 내부 폭발에 의한 침몰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대우조선해양의 한 군함전문가도 "외부 충격이라면 어뢰나 기뢰일 텐데 북한의 도발을 염두에 두지 않는 한 어뢰라고 단정하기 어렵고 기뢰일 경우엔 기술적으로 1,200톤급 초계함을 두동강내기가 어렵다"며 "원인 규명에 적잖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양정대 기자 torch@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