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에 타고 있던 생존자 56명의 구조에 결정적 역할을 한 인천해양경찰서 경비함정 501함이 주목받고 있다.
29일 인천해경에 따르면 501함은 26일 천안함 침몰 당시 인천 옹진군 대청도와 소청도 사이 해역에서 경비 활동을 하다가 해군의 사고 통보를 받고 42분 만인 26일 오후 10시 15분께 12마일(22km 정도)을 달려 현장에 도착했다.
구조 활동은 신속했다. 오후 10시 43분께 이 배의 고속단정1, 2호가 천안함 승조원 12명과 8명을 각각 구조한 것을 시작으로 11시 20분께는 함장을 포함한 12명을 구조했다. 이어 천안함 침몰 15분 만인 11시 35분께는 구명벌을 타고 사고 해역을 표류하던 12명을 마지막으로 구조하는 등 현장 도착 52분 만에 승조원 56명을 구조하는 데 성공했다. 직원 17명, 전경 11명 등 모두 28명을 태운 501함이 전체 승조원의 배에 달하는 생명을 살린 것이다.
501함은 인천해경에 배속된 30톤∼3,000급 규모의 경비함정 25척 가운데 중간 정도인 500톤급으로 폭 8m, 길이 60.8m, 최대속력 25노트(시속 약 46km).1978년 건조돼 상당히 낡은 축에 속한다.
501함은 평소 서해 최북단 백령도와 대청도 어장의 어로 보호 활동과 서해 북방한계선(NLL) 및 배타적경제수역(EEZ) 부근에서 중국 어선을 단속하는 게 주 임무이다.
여객선과 어선의 통행이 잦은 연안에서 활동해 구조 경험이 많은 소규모 경비함정과 달리 501함을 비롯한 광역경비 전문 경비함정은 상대적으로 인명 구조 경험이 적은데도 이번에 혁혁한 공과를 올렸다.
고영재(55) 함장은 이날 사고 해역에 도착하기 전 최고속도 80km 이상인 고속단정1, 2호를 먼저 출동시켜 긴급 구조가 이뤄지게 했다. 501함이 사고 수역에 도착했을 때 해군 함정이 먼저 도착해 있었지만 장비 부족 등으로 구조 작업을 하지 못하고 있었다.
해경 관계자는 “해군보다 늦게 도착했음에도 해경 경비함정이 구조를 주도한 것은 전투 위주로 만들어진 해군 함정에 비해 구조가 용이했기 때문”이라며 “경비정에 설치된 구조용 고무보트를 통해 생존자를 구조했다”고 말했다.
24일 인천해경을 출발해 서해 광역경비에 투입된 501함은 엿새간의 출동을 마치고 30일 오전 1시께 인천해경 전용부두로 입항했다.
인천= 송원영 기자 wy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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