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근당의 창업주 고 고촌(高村) 이종근 회장이 29일 한국조폐공사가 발행하는 '한국의 인물 시리즈 메달'의 쉰두 번째 인물로 선정됐다. 이 메달은 조폐공사가 정치, 경제 등 각 분야의 역사적 인물 중 후손에 귀감이 될만한 인물을 선정해 제작하는 메달이다.
조폐공사는 이 회장이 과거 한국 제약산업의 현대화를 이끈 공로가 높아 메달 인물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이종근 회장의 약업 인생에는 늘 '국내 최초'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녔다. 그는 1941년 종근당의 모태인 궁본약방을 창업, 평생 제약업에 헌신했다. 의약품 원료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던 1965년 국내 처음으로 원료합성공장을 세웠고, 72년에는 중앙연구소, 74년에는 발효공장을 최초로 설립했다. 특히 그는 정부도 불가능할 것이라고 여겼던, 국산화한 원료로 만든 약의 미국 FDA의 승인을 이끌어내며 우리 제약산업이 해외로 진출할 수 있는 토대를 세웠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는 늘 "약업보국"을 이야기했다.
이 회장은 특히 학문연구에 큰 관심을 쏟았다. 1973년 사재를 털어 고촌재단을 설립, 장학금과 학술연구자금 등을 관련 학문에 지속적으로 지원하게 한 것도 그 때문이었다. 2006년부터는 세계보건기구 산하 결핵퇴치 국제협력사업단과 함께 '고촌상'을 제정해 매년 결핵퇴치에 공헌한 인물이나 단체에 수상하고 있다.
김정우 종근당 사장은 "창업주가 한국의 인물 100인에 선정된 것이 매우 자랑스럽다"며 "그 뜻을 받들어 종근당이 인류의 건강을 지키는 글로벌 제약기업으로 도약하는 계기로 삼겠다"고 말했다.
조폐공사는 2008년 2월부터 매월 2명씩 선정해 백동으로 이 메달을 제작해 왔으며, 이 회장의 메달에는 앞면에 '약업보국의 선구자'라는 문구와 그의 초상화가, 뒷면에는 종근당의 심벌 이미지가 새겨질 예정이다.
강희경 기자 ksta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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