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나인 탤런트 고 최진실씨에 이은 최진영씨의 자살은 연예계에 큰 충격을 던지고 있다. 최씨는 누나가 죽은 후 어머니 정옥숙씨와 함께 누나의 두 자녀인 환희, 준희를 양육하고 있었고, 지난해에는 한양대에 진학해 만학의 열정을 불태웠다. 또 지난 2월 새로운 소속사와 계약을 맺으며 방송활동 재개에 대해 강한 의욕까지 밝혔던 터라, 그의 죽음은 너무나 뜻밖이라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최씨의 삶에 대한 의지는 이 달 초 인터뷰에서 강하게 드러났다. 여기에서 그는 "(누나의) 아이들을 위해 다시 활동해야겠다고 마음 먹었다"고 말했다. 최씨는 2007년 KBS2 TV 아침드라마 '사랑해도 괜찮아'를 마지막으로 활동을 중단한 상태였다.
그는 "아이들을 위해서 돈을 벌어야겠다는 생각도 들었고, 삼촌이 원래 무엇을 하는 사람인지, 열심히 일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누나를 대신해 조카들의 양육에 힘을 쏟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다. 최씨의 소속사 엠클라우드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활동에 의욕을 보인 터라 왜 죽음에 이르렀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결국 누나의 죽음이 남긴 어두운 그림자를 극복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끼니를 걱정할 정도로 힘겨운 어린 시절을 누나와 함께 동고동락하며 보냈고, 누나의 후원에 힘입어 역시 스타로 성장했던 그에게 누나의 죽음은 치유하기 힘든 정신적 상처를 남겼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제 그는 최진실씨가 세상을 떠난 뒤 한동안 "악몽에 시달린다"는 말을 자주 해 주변 사람들을 안타깝게 했다.
측근들에 따르면 최씨는 지난해 약물 과다복용으로 위 세척을 받았으며 몇 차례나 목을 매겠다며 소동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3월 16일 자신의 미니홈피에 남긴 마지막 글도 그의 심리 상태를 보여준다. '우울(Depression)'이라는 제목으로 그는 초췌한 모습의 자신의 사진과 함께 "지친다… 사람이라는 것에 지치고, 살아온 것들에 지치고… 이런 나 때문에 지친다"는 짧은 글을 올렸다.
힘든 어린 시절을 이겨내고 한국 최고의 스타 남매가 돼 감동을 주었던 두 사람, 이들의 연이은 비극이 팬들의 가슴을 아프게 하고 있다.
라제기 기자 wender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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