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몰한 천안함의 함미(艦尾)와 함수(艦首)가 가라 앉아 있는 사고 수역에서는 29일 오전부터 한국 함정 9척과 미국 함정 4척 등 총 13척이 동원돼 전방위 수색작업을 벌였다.
이틀 간의 수색작업이 지지 부진하자 해군은 이날 미국 군함인 살보(Salvo)함과 아시아 최대 수송함인 독도함을 긴급 투입했다.
독도함은 2005년 진수된 길이 199m, 최대속도 23km, 배수량 1만4,340톤의 대형 수송함으로, 헬리콥터 7대와 고속상륙정 2척을 탑재할 수 있는 상륙함정이다. 투입된 함선 중 가장 큰 규모인 독도함은 해상 임시본부로 활용돼 사실상 수색작전의 교두보 역할을 했다. 대형 비행갑판은 사고해역 부근에서 구조 헬기의 이ㆍ착륙장으로 활용됐고, 탑재된 고속 상륙정도 수색작업에 나섰다. 2007년 7월 취역한 독도함이 서해 북방한계선 인근에서 임무를 수행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미 군함인 살보함은 한미 연합 야외 기동연습인 '독수리훈련(Foal Eagle)'에 참가했던 3,000톤급 구조함으로, 16명으로 구성된 5개의 잠수구조팀이 탑승해 있다. 앞서 9,759톤급 샤일로(Shiloh)함 등 순양함과 구축함 3척은 이미 현장에서 수색작업을 펼쳤다.
앞서 28일에는 광영함과 양양함, 옹진함, 성인봉함 등이 백령도 남쪽 해역에 파견돼 실종자 수색작업을 벌였다. 광양함은 1996년 8월 미국으로부터 인수한 2,597톤급 수상 구조함으로, 수심 91m까지 심해 잠수를 지원하는 장비를 갖추고 있다. 또 함정 앞뒤에 대형 크레인이 장착돼 있고, 부력을 이용해 12톤 무게를 부양시킬 수 있는 리프트백(부양 공기주머니)도 장착해 침몰된 소형 함정을 물 위로 끌어올 수 있다.
옹진함과 양양함은 880톤급 소해함으로, 바다에 부설된 기뢰를 찾아내 제거하는 역할을 수행했다. 28일 천안함의 함미를 발견한 옹진함은 이 날도 고성능 음파탐지기를 이용해 바다 밑에 흩어진 천안함 조각을 찾았다. 4,300톤급 상륙함인 성인봉함은 침몰된 선체로부터 나오는 유류품을 보관하고, 해난구조대(SSU) 대원의 베이스캠프 역할까지 담당하고 있다.
군은 수색의 효율을 높이기 위해 2,000톤 규모의 선박을 이양할 수 있는 민간 해상선박 크레인도 인양작업에 동원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소방방재청은 이 날 천안함 침몰사고의 실종자 수색을 지원하기 위해 심해잠수 전문대원과 첨단 수중탐색장비 등으로 구성된 '119심해특수구조대'를 사고 수역에 급파했다.
이 특수구조대는 해군 SSU 등 특수부대 출신으로 각종 수난사고 현장에서 다양한 구조활동 경험을 가진 심해구조 전문대원 43명과 첨단탐색장비 운영요원 등 총 63명으로 구성됐다. 이 구조대는 사고 현장에서 수중음파탐지기와 수중영상탐지기 등 첨단 장비를 활용해 실종자 수색과 구조 활동을 벌일 예정이다.
박철현 기자 kar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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