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과 한국의 언어를 비교ㆍ분석해 친연성을 찾은 논문이 발표됐다. 올해 한ㆍ몽 수교 20주년을 맞아 한국몽골학회 주최로 27~29일 열린 국제학술대회에서다.
몽골과 우리는 인종ㆍ문화적으로 비슷한 뿌리를 가졌지만 우리가 농경국가로, 몽골은 유목국가로 변화하면서 점차 문화적 차이를 보이게 됐다. 과연 어떻게 달라졌고 얼마나 동질성을 공유하고 있을까.
김광옥 수원대 언론정보학과 명예교수는 양국의 생활 속 금기어를 통해 유사점을 찾았다. 가령 "다른 사람에 대해 좋고 나쁨을 말하지 말라"는 몽골의 금언은 "남이 자기 욕을 할 때는 왼쪽 귀가 가렵다"는 우리 속담과 맥을 같이한다. "문지방을 밟으면 재수없다'라는 우리 속담은 "사령관의 문지방을 밟은 자는 사형에 처한다"는 몽골 금언과 비슷한 맥락으로 해석된다. 이밖에도 물과 불, 음식물, 요리와 관련된 금기어에서도 양국어는 유사점이 보인다고 김 교수는 설명했다.
김기선 한국외대 몽골어과 강사는 인명을 붙이는 방식에서 양국 언어의 공통점을 찾았다. 가령 '개똥이' '말똥이' 등 천한 이름으로 액운을 막으려는 우리의 전통 인명 붙이기 방식은 몽골에서도 사용된다. 몽골에서는 같은 목적으로 '사람 아니야' '강아지' '집 나간 이'와 같은 뜻을 지닌 단어를 인명으로 사용한다는 것이다. 우리의 삼국시대 성씨인 부여(夫餘), 예씨(濊氏) 등은 지명과 일치하는 인명인데 '알타이' '한가이' 등 몽골 인명도 태어난 곳의 산과 언덕 등 출신지역에서 차용한 것이다.
한국몽골학회장 이성규 단국대 교수는 "한국과 몽골이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진정한 우방이 되려면 정치ㆍ경제적 공통성을 찾기에 앞서 문화적 공통점을 찾아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왕구 기자 fab4@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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