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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균 "곽씨 인사청탁 받은 적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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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균 "곽씨 인사청탁 받은 적 없다"

입력
2010.03.29 0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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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김형두 부장판사) 심리로 26일 열린 한명숙 전 총리 뇌물사건 10차 공판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정세균 민주당 대표는 예상대로 한 전 총리 측에 유리한 진술을 했다.

오전 10시15분께 법원에 도착한 정 대표는 취재진을 향해 "민주시민의 자격으로 한 전 총리의 결백을 밝히기 위해 증인으로 나왔다"며 법정으로 향했다. 그간 정 대표는 문제의 총리공관 오찬 참석자이면서도 이번 사건에 대해 일체 언급을 하지 않았다.

검찰은 무려 2시간30분 동안 정 대표를 상대로 오찬의 성격, 인사청탁 여부, 오찬장 퇴장 순서 등을 집중 추궁했다. 이 과정에서 "2000년 당시 동아건설 회장의 후원금을 들고 온 곽영욱 전 대한통운 사장을 처음 알았다"는 답변을 끌어내기도 했다. 그러나 정 대표는 민감한 질문에는 "모른다"거나 "기억에 없다"고 피해갔고, 가끔 검찰심문을 맞받아치며 반발했다.

오찬 참석자를 사전에 몰랐다는 정대표를 향해 검찰이 "당시 산자부 장관을 퇴임하는 증인을 위해 마련된 자리인데 말이 되느냐"고 추궁하자 "점심 베푸는 것을 그리 대단한 것으로 생각지 말라"고 응수했다. 특히 오찬 뒤 '잘 부탁한다'는 한 전 총리의 발언 여부에 대해선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했고, 곽씨에 대한 인사청탁을 받은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그런 얘기는 못 들었다"고 답했다.

또 "오찬에선 여당의 전당대회 등 정치이야기를 주로 했으며, 곽씨 문제는 얘기할 처지가 아니었다"면서 "오찬 뒤에는 참석자 4명이 같이 나온 것 같다"고 증언했다. 또 다른 참석자인 강동석 전 건교부 장관의 진술과 같다. 정 대표는 2006년 당시 산자부 차관에게 곽씨의 대한석탄공사 사장직 추천 검토를 지시한 것에 대해선 "좋은 CEO(최고경영자) 후보자 중 한 명으로 검토해보라는 취지였다"고 했다.

증언이 정오를 넘기면서 재판부가 2시간 휴정을 제안하자 정 대표는 "그냥 주~욱 하자"고 하는 등 법정분위기를 주도하려 했다. 이에 검찰은 2008년 4월 정 대표의 보좌관이 당시 한국남동발전 사장이던 곽씨를 만난 문제를 언급하며 압박했으나 "이번 사건과 관련이 없는 질문을 하지 말라"는 재판장 제지로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오후 재판 증인으로 나온 이국동 전 대한통운 사장은 검찰이 곽씨의 횡령액만 줄여 기소했다며 억울함을 표했다. 검찰은 횡령자금을 이용해 60억원대 재산을 불린 곽씨의 횡령금액을 당초 83억원대에서 37억8,900만원으로 수정해 기소했으며, 변호인단은 봐주기 의혹을 제기한 상태다.

검찰은 이날 공소사실에 "곽씨는 총리공관 오찬 뒤 한 전 총리가 보는 앞에서 5만달러가 든 편지봉투 2개를 앉았던 의자에 내려놓는 방식을 건네주었다"고 돈 전달 방법을 구체적으로 추가 기재해 사실상 공소장을 변경했다.

한편, 변호인단은 검찰이 24일 공판에서 기습 제출한 한 전 총리의 제주 골프 의혹에 대한 증거 채택에 동의키로 했다. 검찰이 재판부에 제출한 이 증거자료에는 제주 T골프장에서 한 전 총리의 라운딩 상황을 기록한 캐디(경기보조원) 수첩 과 골프장 프론트 직원의 진술 등이 포함돼 있다.

재판부는 검찰 요구를 수용해 오는 29일 경호원 신문을 추가로 한 뒤,31일 한 전 총리 피고인 신문을 거쳐 4월 2일 결심공판을 하기로 했다.

권지윤 기자 legend8169@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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