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건설이 글로벌 경영에 핵심 역량을 집중하며 해외 건설 수주의 역사를 새롭게 쓰고 있다.
폭넓은 해외시장 공략과 글로벌 경쟁력으로 사업 및 시장 다각화를 꾀하고 있는 SK건설은 지난해에만 8개국에서 10개 프로젝트 47억9,585만 달러의 공사를 수주하는 쾌거를 올리며 국내 건설업계의 '해외 수주 제2 르네상스'를 주도하고 있다.
현재 SK건설은 미국 휴스턴에 있는 기술센터를 통해 정유, 석유화학, 가스 플랜트 분야의 기본설계(FEED) 역량을 강화해 기술력 제고에 힘쓰고 있다.
SK건설이 최근 에콰도르에서 125억 달러(약 14조원) 규모의 초대형 정유공장의 기본설계를 2억6,000만 달러에 수주하며 국내 건설업계 최초로 대형 정유공장 기본설계 분야에 진출하는 성과를 거둔 것도 바로 이 같이 선진기술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이 뒷받침됐기 때문에 가능했다.
특히 에콰도르 기본설계가 마무리되는 2011년 중반에는 정유공장 신설공사도 SK건설이 수주할 가능성이 높아, 125억 달러라는 한국 해외건설 사상 최대 규모의 프로젝트를 수주하는 기록도 세울 수 있을 전망이다.
무엇보다 고무적인 것은 지난해부터 쿠웨이트와 태국 등 특정 지역 위주로 집중됐던 수주 무대가 아랍에미리트(UAE)와 에콰도르 등으로 확대되고, 정유ㆍ석유화학 플랜트에 몰렸던 공종(工種)도 토목과 건축 등으로 다각화했다는 점. 시장 및 사업 다각화에 성공하며 안정적인 사업 포트폴리오 구축이 가능해진 셈이다.
SK건설은 지난해 2월 에콰도르에 '처녀진출'을 해 7,200만 달러 규모의 에스메랄다스 정유공장 보수공사 프로젝트를 단독으로 수주한 것을 시작으로, 이어 UAE 아부다비에서도 잇따라 플랜트 공사 수주에 성공하며 세계 수주시장 확대를 본격화하고 있다.
아부다비에서는 지난해 3월 8억2,000만 달러짜리 가스압축 플랜트와 2억4,100만달러 규모의 복합단지 건축공사를 잇따라 수주한 데 이어, 지난해 11월에는 루와이스 국가산업단지에 초대형 정유 플랜트 공장을 신설하는 공사를 21억1,700만 달러에 단독으로 따냈다.
또 지난해 7월에는 사우디아라비아 주베일 정유공장 신설공사 프로젝트 가운데 4억2,000만 달러 규모의 공사를 따내며 한동안 수주가 뜸했던 사우디 시장에 재진출 하는데도 성공했다. 이 밖에 인도, 싱가포르,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국가에서도 잇따라 수주고를 올리는 성과를 올렸다.
SK건설은 해외 플랜트 부문에서만 해마다 2조원 가량의 수주 실적을 꾸준히 쌓아왔다. 이 때문에 해외사업 중 플랜트 분야의 비중이 높은 편으로 꼽히지만 최근에는 해외 토목과 건축 부문의 진출을 늘리는 등 사업 다각화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해외 토목 부문의 대표적 성과로는 지난해 6월 싱가포르에서 단독 수주한 지하철 공사가 꼽힌다. 싱가포르 육상교통국이 발주한 2억3,000만 싱가포르달러(약 2,000억원) 규모의 공사로, SK건설은 지하철 도심선 2단계 공사 중 915공구를 맡았다. 인도에서는 올 초 사업비 23억 루피(약 540억원) 규모의 원유비축기지 건설 공사를 수주했고, 앞서 지난해 10월에는 베트남에서 5,400만달러(약 640억원) 짜리 반퐁 항만 건설 사업을 수주하고 계약을 체결했다.
SK건설은 수주노력 못지않게 해외진출 국가에 한국문화를 알리는 문화사절단 역할도 마다하지 않는다. 이미 SK건설은 중동지역 국가에 아랍어로 번역된 한국 문학 도서를 기증해오고 있으며, 2008년부터는 태국건설 현장에서 근무하는 태국인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태국 최대 명절이자 불교식 음력 새해를 알리는 '쏭크란' 축제도 꾸준히 지원하고 있다. SK건설은 이런 행사를 통해 한국 문화의 전파와 타국 문화의 이해를 놓여 외국 기업에 대한 이질감을 극복하고 있다.
황장환 SK건설 플랜트마케팅 본부장은 "해외 신규시장 개척은 경기부침에 따른 리스크를 줄이고 사업 구도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는데 도움이 된다"며 "주변 국가로의 영업력을 확대하는 데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만큼 앞으로 수주시장 확대를 통해 해외 경쟁력을 높여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전태훤 기자 besa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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