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겨퀸' 김연아(20ㆍ고려대)가 세계선수권 은메달로 2009~10시즌을 마감했다.
김연아는 28일 오전(한국시간) 이탈리아 토리노의 팔라벨라 빙상장에서 끝난 2010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세계선수권대회 여자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130.49점을 획득, 쇼트프로그램(60.30점) 합계 190.79점으로 2위에 올랐다. 1위는 197.58점의 아사다 마오(20ㆍ일본). 아사다는 2008년 이후 2년 만에 세계선수권에서 우승하며 김연아와의 역대 맞대결 전적에서도 6승7패로 따라붙었다. 쇼트프로그램 1위 미라이 나가수(17ㆍ미국)는 프리스케이팅 부진으로 7위에 머물렀다.
미셸 콴(미국) 이후 9년 만의 세계선수권 2연패와 2009~10시즌 전승에 도전했던 김연아로서는 아쉬움이 남는 대회였다. 올림픽 금메달 이후 허탈감으로 대회 전 연습 시간이 일주일에 불과했던 김연아는 스핀과 스파이럴 시퀀스에서의 실수 연발로 쇼트프로그램 7위(60.30점)에 그쳤다. 시니어 데뷔 후 3번째로 낮은 점수였다.
그러나 프리스케이팅 1위에 오르며 곧바로 일어서는 모습은 명불허전이었다. 김연아는 첫 과제인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에서 개인 최고 가산점 타이인 2.2점을 얻으며 기세를 올렸고, 트리플 플립과 더블 악셀-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에서도 가산점 2점씩을 챙겼다. 트리플 살코에서 엉덩방아를 찧고, 더블 악셀이 반 바퀴에 그쳤지만, 세계선수권 4회 연속 메달권 진입에는 문제가 없었다. 김연아는 2007, 2008년 동메달을, 지난해에는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김연아는 경기 후 "올림픽이 가장 큰 목표였는데, 이를 이루면서 더 바랄 게 없었고,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다시 할 수 있을까 싶었다. 그래서 편안한 마음으로 경기를 하겠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대회에 오니 잘 안되더라"면서 "완벽하지는 못했지만, 잘 이겨낸 것 같다. 금메달이 다는 아니다. 아쉽지 않다"고 말했다. 31일 귀국하는 김연아는 다음달 16일부터 사흘간 열릴 아이스쇼(KCC 스위첸 페스타 온 아이스 2010ㆍ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 준비에 돌입한다. 은퇴에 대한 고민은 아이스쇼 이후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곽민정(16ㆍ수리고)은 프리스케이팅 73.02점으로 합계 120.47점을 기록, 22위에 그쳤다.
양준호 기자 pir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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