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경찰에서 지구대를 파출소로 전환하는 움직임이 가속화하고 있다. 이른바 풀뿌리 치안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실제로 지구대에서 파출소로 전환한 지역에서 신고 5분 이내 현장 도착률과 중요범죄 현장 검거율이 두드러지게 높아졌다는 분석도 있다. 당초 범죄대응에 효과적이라고 보았던 지구대 모델이 현실과 맞지 않았음이 드러난 것이다. 관할구역이 지나치게 넓어져 현장 방범능력이 약화한 것이 가장 큰 원인이다.
그렇다고 무작정 파출소를 부활한다고 문제가 해결될 리 없다. 원래 지구대 시스템도 인력부족 타개책으로 고안된 것이다. 잘게 쪼개진 파출소마다 투입할 수 있는 인력이 제한적이어서 다발ㆍ다중 범죄 대처가 쉽지 않은 때문이었다. 파출소 2~3개를 지구대로 묶으면 충분한 인력을 운용할 수 있고, 경찰의 발전된 기동력과 통신ㆍ지휘 시스템을 활용하면 넓은 지역을 얼마든지 감당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던 것이다.
파출소 체제 복귀는 이 같은 과거 조건의 해소와 개선이 전제돼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다람쥐 쳇바퀴 돌듯, 또다시 같은 문제를 드러낼 것이다. 경찰 자체적으로 부서별 업무요소 등을 정밀 연구해 민생 치안분야 인력을 최대한 확보해야 한다. 또한 지역별 치안수요를 분석해 적절한 치안거점 형태를 결정하는 것이 우선 과제이다.
정부는 민생 치안인력을 확보하는 방안을 적극 강구할 필요가 있다. 갖가지 강력범죄로 인해 국민의 불안감이 어느 때보다 높다. 기본적 여건을 구축하지 않은 채 '민생 치안'구호만 외치는 것은 애초 성과를 기대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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