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오키나와(沖繩) 후텐마(普天間) 미 해병대 비행장을 역시 오키나와현 내 2곳의 미군 기지로 단계적으로 이전할 방침을 굳히고 이를 26일 미국 정부와 오키나와현에 설명했다. 현외 이전을 요구하는 오키나와 주민과 연립여당인 사민당이 당장 반발하는 데다 미국 역시 이미 합의한 기존 이전지를 고집할 것으로 보여 5월 최종 확정까지 적지 않은 난항이 예상된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오카다 가쓰야(岡田克也) 일본 외무장관은 이날 존 루스 주일 미 대사를 만나 후텐마 비행장 새 이전지와 관련한 일본정부의 새 제안을 설명했다. 일본 정부는 우선 오키나와 중부 나고(名護)시 헤노코(邊野古)의 미군기지인 캠프 슈왑 육상부에 약 550m의 헬리콥터 이륙장을 건설해 후텐마 헬기 부대 일부를 이전할 방침이다. 이후 최종으로 오키나와 중남부 우루마시의 미군기지 화이트비치 앞바다에 조성한 인공섬이나 규수(九州) 가고시마(鹿兒島)현 도쿠노시마(德之島)로 옮기는 2단계 이전안이다.
이와 별도로 기타자와 도시미(北澤俊美) 방위장관은 이날 오키나와현 지사와 회담을 갖고 기존 계획인 캠프 슈왑 연안부 매립은 실행 불가능하다며 다른 지역으로 분산 이전과 해병대 훈련 일부를 규슈 각 지역의 자위대 기지로 옮기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오키나와현 나고 시장은 "현의회, 시의회도 반대 결의한 상황에서 받아들일 여지가 전혀 없다"며 정부의 계획을 정면 거부할 방침을 분명히 했다. 괌 등 해외나 적어도 오키나와현 외 이전을 주장해온 사민당 후쿠시마 미즈호(福島瑞穗) 당수 역시 "이런 안을 오키나와 주민이 바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으며 환경파괴 문제도 있다"며 정부안에 반대했다.
도쿄=김범수 특파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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