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침몰 사건으로 인한 실종자는 무려 46명. 왜 이렇게 큰 피해가 발생했을까.
군 당국은 정확한 사고 원인이 나오기 전까지는 피해 규모가 커진 원인에 대해 단지 추정만 할 수 있다면서도 당시 폭발 규모가 상당했다는 부분에서 1차 원인을 찾는 모습이다. 당시 함미(艦尾)에서 커다란 폭발음 난 뒤 함정 뒷부분이 순식간에 물에 잠기기 시작했다는 생존자들의 증언이 이 같은 정황을 뒷받침한다. 선체에 구멍이 뚫리면서 선미에 바닷물이 급속히 유입돼 선내에 있던 상당수 장병들이 미처 빠져나오지 못했다는 추정이 가능하다.
초계함은 함정의 생존성 보장을 위해 내부가 크고 작은 격실 100여개로 각각 차단 가능한 구조지만 강력한 폭발이 순식간에 발생할 경우 미처 격실을 차단할 겨를이 없을 수도 있다는 게 해군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꽝'하는 소리와 함께 배가 오른쪽으로 90도 넘어졌다"(최원일 천안함장) "(침몰 전) 방수 조치를 취할 시간이 없었다"(이기식 합참 정보작전처장)는 설명들도 같은 맥락이다. 합참은 폭발 뒤 20분 만에 함정 전 구역의 60%가 침수됐다고 밝혔다.
함미에 있는 기관부침실이 함 내 다른 공간에 비해 크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 기관부침실은 기관부 소속인 부사관 및 병사 30여명이 함께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폭발 장소와 가까웠을 것으로 추정되는 기관부침실에서 상당수 장병들이 빠져나오지 못했을 가능성이 있다. 배준영 해군 인사기획처장은 "실종자 대부분은 기관부침실 등이 있는 함미 부분에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군이 사고 해상과 백령도 인근을 중심으로 대대적인 수색 작업을 펼치고 있음에도 바다에서 실종자를 한 사람도 발견하지 못한 점 역시 당시 함미의 상황이 대피 또는 격실 방수가 어려운 상황이었을 것이라는 추측에 힘을 실어 주고 있다.
이와 함께 사고가 발생한 시각이 교대조의 취침 시간인 오후 10시와 거의 맞물려 있어 교대조가 취침을 준비하고 있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편 실종자들의 생존 가능성이 시간이 갈수록 희박해지면서 가족들의 애를 태우고 있다. 격벽 차단 등으로 침수를 막은 채 함에 고립됐다고 해도 산소 부족이 문제고, 물이 어느 정도 차 있다면 낮은 수온으로 인한 저체온증이 위협이 된다. 군은 그러나 "최종 확인될 때까지 실종자에 대한 구조 작업을 포기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진성훈 기자 bluej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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