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 한라가 극적인 역전 드라마를 연출하며 아시아 아이스하키 정상에 우뚝 섰다.
한라는 28일 일본 홋카이도 구시로에서 열린 일본제지 크레인스와의 2009~10 아시아리그 아이스하키 챔피언결정전(5전3선승제) 5차전 원정 경기에서 경기 막판 극적인 동점골과 역전 결승골이 터지며 5-4로 역전승, 3승2패로 챔피언에 올랐다.
'빙판의 기적'이라고 부르기에 모자람이 없는 정상 등극이다. 한라는 대중의 무관심과 엷은 저변 등 비인기 종목의 한계를 뛰어 넘고 정규리그 1위에 이어 플레이오프에서도 정상에 오르며 한국 아이스하키 역사를 새로 썼다.
2003년 한국과 중국, 일본 아이스하키의 연합 리그인 아시아리그 아이스하키가 출범한 이후 한국 팀이 정상에 오른 것은 처음이다. 한라는 이날 승리로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 4강전에서 크레인스에 3승4패로 패하며 졌던 빚도 시원하게 갚았다.
홈에서 열린 챔피언 결정전 1ㆍ2차전에서 연승 행진을 달린 한라는 3ㆍ4차전을 잇달아 내줬고 이날 열린 5차전에서도 3피리어드 막판까지 3-4로 뒤져 패색이 짙었다.
경기 종료를 1분여 앞둔 심의식 한라 감독은 골문을 비운 채 공격수를 추가로 투입하며 마지막 승부수를 던졌다. 한라는 마지막 공세를 펼쳤고 종료 17초를 남기고 상대 문전에서 벌어진 혼전 중에 김기성의 스틱을 떠난 퍽이 골 네트를 갈랐다.
4-4 동점. 승부는 원점으로 돌아갔다. 백척간두의 위기에서 벗어난 한라는 연장 피리어드 4분 33초에 주장 김우재의 중거리포로 극적인 역전 드라마를 마무리했다. 상대 수비 진영으로 쇄도하던 브락 라던스키가 퍽을 뒤로 흘려줬고 블루라인 선상을 넘어오던 김우재가 그대로 슬랩샷, 크레인스 골 네트 상단을 흔들었다.
심의식 한라 감독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준 선수들에게 우승의 영광을 돌린다. 아시아리그 초창기 '스승'격이었던 크레인스를 물리치고 정상에 올랐다는 점에서 더욱 감격스럽다"고 벅찬 소감을 밝혔다.
플레이오프 MVP의 영예는 1ㆍ2차전 연속 골든골을 터트리고 5차전에서 어시스트 3개를 기록한 캐나다 용병 브락 라던스키에게 돌아갔다.
김정민 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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