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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세상/ '살아있는 역사, 버냉키와 금융전쟁' "금융위기 넘어라" 버냉키의 전략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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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세상/ '살아있는 역사, 버냉키와 금융전쟁' "금융위기 넘어라" 버냉키의 전략들

입력
2010.03.29 0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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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비드 웨슬 지음ㆍ이경식 옮김랜덤하우스코리아 발행ㆍ496쪽ㆍ2만5,000원

2008년 9월 14일, 자산 규모 2,000억 달러가 넘는 국제적 투자은행 리먼브라더스가 파산했다. 그것을 시작으로 사상 유례없는 금융위기의 쓰나미가 전 세계를 강타했다. 그 여파는 아직도 가시지 않았다.

대공황을 방불케 하는 전세계적 금융위기를 진화하기 위해 소방수로 나선 것이 미국 연방준비제도 이사회(FRB), 그리고 그 수장인 벤 버냉키다. 19년 간 장기집권한 앨런 그린스펀 의장의 후임으로 FRB를 맡은 버냉키는 대공황 이후 최악의 경기침체를 맞아 '비정통적이고 미친 정책'(경제학자 누리엘 루비니의 표현)을 즉각 펼쳤다.

금리를 제로 수준으로 내렸고, 1조 달러의 구제금융을 퍼부었으며, 베어스턴스와 AIG를 살렸다. 잘했다는 칭찬도 받았지만, '헬리콥터 벤'(헬리콥터에서 돈을 마구 뿌린다는 뜻)이라는 야유성 별명이 붙을 만큼 비난도 빗발쳤다. 경제를 파탄낸 월스트리트를 국민 세금으로 살리는 데 대한 반발이었다. 지난 1월 버냉키는 연임됐다. 여론이 워낙 안 좋아서, 상원 인준을 받기까지 과정이 순탄하진 않았다.

<살아있는 역사, 버냉키와 금융전쟁> 은 최근 3년간 세계를 뒤흔든 금융위기에 FRB와 버냉키가 어떻게 대처했는지, 마치 그들의 사무실 현장을 직접 들여다보듯 생생하게 묘사한 다큐멘터리다. 월스트리트저널의 경제 전문기자로 퓰리처상을 두 번이나 받은 데이비드 웨슬이 FRB를 출입하면서 취재한 내용을 바탕으로 썼다. 중요 결정을 놓고 벌어진 격렬한 논쟁과 버냉키의 개인적 고뇌가 촌각을 다투는 위기상황에서 드라마처럼 펼쳐진다.

이 책은 버냉키를 무조건 감싸고 돌지는 않지만, 대체로 우호적인 편이다. 버냉키의 집권 2기는 여전히 온갖 불확실성이 지뢰처럼 깔려있고 난제가 산적한 가시밭길로 예상된다. '세계 경제대통령' 혹은 '세계 경제사령관'으로 불리는 자리가 FRB 의장 자리다. 버냉키의 행보에 세계 경제가 달려 있다는 점에서 일독을 권할 만한 책이다.

오미환기자 mh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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