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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서해 초계함 침몰 참사, 안타깝고 답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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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서해 초계함 침몰 참사, 안타깝고 답답하다

입력
2010.03.29 0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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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군 초계함 침몰 참사의 실종자 수색과 원인 규명이 늦어져 안타깝고 답답하다. 1,200톤 급 전투함이 원인 모를 폭발로 침몰하고 승조원 46명이 실종된 유례 없는 참사의 진상이 여태 오리무중인 상황은 당혹스럽다. 실종자 가족의 비통함과 국민의 혼란과 불안을 헤아려 신속한 진상 규명과 사태 수습에 총력을 기울이기 바란다.

온 국민을 놀라게 한 천안함(PCC-772) 침몰은 적과의 교전이나 황천(荒天) 상황이 아닌 야간 초계작전 중에 돌발했다. 함장과 야간 항해를 맡은 당직사관 등 승조원 누구도 사전에 위험을 인지하지 못했다. 생존자의 엇갈린 증언 외에 폭발 원인을 합리적으로 추정할 만한 증거도 없다. 진상 규명이 지연되는 것은 물론, 원인을 특정하기 곤란한 상황마저 우려된다.

해군은 어제 해난구조대(SSU)를 투입, 20여m 해저에 침몰한 선체에서 실종자를 찾고 폭발 상태를 조사했다. 천안함은 선체 뒤쪽으로 3분의 2 정도 되는 부분이 거의 두 동강 났다고 한다. 철판이 안팎 어느 쪽으로 찢겼는지 확인하면, 내부 폭발과 외부 폭파 여부를 가릴 수 있을 것이다.

내부 폭발인 경우, 후미 갑판의 포탑 아래 탄약고나 기관실 또는 연료탱크 폭발을 의심할 수 있다. 정확한 원인을 밝히려면 선체를 인양해 정밀 분석 해야 할 것이다. 다만 내부 폭발이 확실하면, 항해ㆍ 안전수칙 위반 등 과오를 밝히는 사태 수습에 집중할 수 있다.

그러나 외부 폭파로 드러나면, 진상 규명과 대응은 생각보다 훨씬 어렵고 고민스러울 것이다. 어뢰 또는 기뢰 피격으로 추정하더라도, 북한 소행으로 특정하기 쉽지 않다. 지난 해 대청해전 패배를 보복할 의도 등으로 잠수함이나 잠수정을 침투시켜 은밀히 어뢰 공격을 하거나 해저 기뢰를 부설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북한은 원래 잠수함과 기뢰전에 강하다. 방어용 계류기뢰가 이탈해 조류에 떠내려 올 수도 있다.

오래 전 우리나 미군이 부설했다 완전히 소해(掃海)하지 못해 수심 얕은 곳에 남아있던 기뢰가 대형 철선에 반응해 폭발했을 가능성도 거론된다. 폭발과 함께 선체가 위로 치솟을 정도였다는 증언은 전형적인 기뢰 폭발을 추정하게 한다. 다만 어떤 경우이든, 증거가 될 기뢰 파편 등을 찾을 수 있을지 의문이다.

만약 은밀한 도발로 추정되더라도, 보복공격 등을 거론하기에 앞서 극히 신중한 대처가 필요하다. 자칫 위기 상황으로 치달을 경우, 핵 문제를 둘러싼 국제적 압박과 체제 불안을 겪고 있는 북한을 돕는 뜻밖의 결과가 될 수 있다.

정부는 신속한 진상 규명과 정보 공개를 통해 의혹과 불안을 해소해야 한다. 특히 유사시 대북 조치에 불가피한 고민을 국민과 나누는 자세가 필요하다. 사회도 무책임하고 악의적인 추리와 비난을 삼가고, 군과 정부의 사태 수습을 좀 더 차분히 지켜볼 것을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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