_ 요즘 읽는 책은?
"강판권 계명대 사학과 교수의 <역사와 문화로 읽는 나무 사전> ." 역사와>
_ 왜 이 책을?
"나무 이름을 알아가는 즐거움이 있다. 꽃과 새에 대해서는 관심도 있었고, 관련 작업도 했지만, 나무 이름은 영 안 된다. 예전에 이덕무가 숲을 지나면서 풀과 나무의 이름을 줄줄 꿰는 것을 보고 벗이 감탄하는 글을 읽었다. 조선시대 책상물림의 선비들도 나무 이름은 다 잘 알았다. 예전에 소설가 고 이청준 선생과 답사를 가면 지나는 길섶마다 나무 이름, 풀 이름이 끝도 없이 나왔다."
_ 이 책의 좋은 점은?
"종합적인 나무의 문화사다. 나무 하나하나마다 거기에 얽힌 시문과 배경 지식 등이 풍부하다. 이 책을 들고 광릉이나 궁궐 숲으로 가서 삼림욕을 하며 온종일 나무마다 해당되는 글을 찾아 읽다 왔으면 싶다. 서양책이나 일본책 번역으로만 대하던 이런 종류의 책을 토종의 관점에서 정리했다. 나무 하나하나에 깃든 문화가 갸륵하고, 그것들이 의미화되는 과정이 흥미롭다. 도판도 푸짐하다."
_ 인상적인 대목은?
"배롱나무에서 일편단심을 읽는 등 나무들이 코드화되는 과정을 들여다 보는 것, 그리고 인용된 한시문의 해석과 원문을 맞춰 보는 것. 그것은 일종의 '문화상징사전'에 여러 목록을 추가하는 과정이다."
_ 추천한다면?
"예전 소설가 문순태 선생님이 젊었을 때 소설 습작을 들고 김동리 선생께 보여드리자 '들판에는 이름 모를 꽃들이 바람이 흔들리고 있었다'는 대목에서 원고를 집어던졌다는 글을 읽은 기억이 있다. '이름 모를 꽃이 어디 있어! 네가 모른다고 이름 모를 꽃이냐!' 했다는 말씀이었다. 작가들이 이 책을 통해 작품 속에 풀ㆍ나무와 꽃들을 더욱 진지하게 담게 되길 바란다. 그것은 문화의 깊이를 더하는 일과 무관치 않다."
<역사와 문화로 읽는 나무 사전> 은 나무 217종의 이름과 학명의 유래, 연관이 있는 동서양의 문학과 예술작품 등 인문학적 지식을 집대성한 나무 백과사전이다. 글항아리(2010)ㆍ1,136쪽ㆍ7만8,000원. 역사와>
이왕구 기자 fab4@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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