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림수산식품부 직원 7명을 포함해 공무원 8명이 사망한 충남 태안 청포대 해수욕장 교통사고의 정확한 원인이 발생 이틀이 지나도록 밝혀지지 않고 있다. 한밤 중에 굳이 백사장을 달린 이유, 지리를 잘 아는 공무원이 운전한 차량이 바위와 정면 충돌한 점, 제동 흔적이 없는 점 등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28일 태안해양경찰서와 태안군에 따르면 사고는 26일 오후 9시를 조금 넘긴 시각에 일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농촌마을 종합개발사업현장 워크숍을 위해 농식품부 지역개발과 김영준(47)과장 등 직원 13명은 오후 4시 남면 원청리 별주부마을에서 태안군청 문선호(46)계장으로부터 사업 브리핑과 독살(조수간만의 차를 이용한 어획) 견학을 했다. 이들은 오후 6시께 숙소에 여장을 풀고 인근 드르니항의 한 식당에서 군청 공무원 3명과 함께 16명이 반주(소주 5병)를 곁들인 식사를 했다.
일행은 오후 8시30분께 문계장이 운전하는 카니발 차량에 김과장 등 7명이 타고, 나머지 일행은 승용차 2대에 나눠 타고 숙소로 향했다. 승용차에 탄 일행은 먼저 숙소에 도착해 김과장 일행을 기다렸으나 시간이 한참 지나도 오지 않고 전화연락도 안되자 주민과 함께 이들을 찾아 나섰다. 이들은 오후 11시57분께 백사장내'자라바위'와 정면 충돌한 차량을 발견하고 119에 신고했다.
해경 관계자는 "사고 신고가 접수돼 현장에 출동했을 때에는 탑승자 전원이 숨진 상태였다"며 "바닷가 길이 지름길로 현지 주민들이 종종 이용하는 경우가 있어 지리를 잘 아는 문계장이 이 길로 들어온 것 같다"고 말했다.
현지 주민 김모(55)씨도 "동네 주민인 문계장이 지형을 너무 잘 알아 사고가 난 것 일수 있다"며 "중앙정부 공무원들에게 지역 이곳 저곳을 보여준다고 하다 지형상 바위장애물을 지났다고 판단해 속도를 높이는 바람에 충돌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사망자 명단 <농림부> 김영준(47) 과장, 강동민(44)ㆍ임명근(42)ㆍ허훈(37) 사무관, 황은정(37)ㆍ배선자(40) 실무관, 한희경(38) 전문관 <태안군청> 문선호(46) 계장 태안군청> 농림부>
태안=허택회 기자 thhe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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