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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주강수 한국가스공사 사장 "27년 LNG사업 노하우, 세계가 러브콜 보내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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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주강수 한국가스공사 사장 "27년 LNG사업 노하우, 세계가 러브콜 보내는 이유"

입력
2010.03.29 0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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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경제 전문지 포춘이 선정한 전 세계 347개의 '존경받는 기업'(The Most Admired)리스트엔 2009년까진 이름조차 올리지 못했던 한 기업이 포함돼 눈길을 끌었다. 바로 208위를 차지한 한국가스공사(사장 주강수)이다. 우리나라 공기업으로선 유일한데다가 삼성전자(87위), 포스코(175위)보단 못하지만 LG전자(293위)나 현대차(343위)보다도 높은 성적을 받은 것. 특히 에너지 부문의 순위는 세계 6위였다. 한국가스공사에 도대체 어떤 변화가 생긴 걸까.

궁금증을 풀기 위해 25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 한국가스공사에서 만난 주 사장은 "물 위에 뜬 빙산의 일각이 아니라 물 밑에 있는 빙산의 몸통을 본 해외 기관들이 한국가스공사를 세계 에너지 업계의 차세대 강자로 주목하고 있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국내에선 주로 가시적인 단기 성과들에 치중하다 보니 제대로 평가 받지 못하고 있지만 외국에선 이미 장기적인 관점에서 한국가스공사의 달라진 위상과 경쟁력에 눈을 뜨기 시작했다는 것.

주 사장이 이렇게 설명하는 데엔 최근 전 세계적으로 액화천연가스(LNG)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는 것이 가장 큰 배경이다. 천연가스는 파이프를 통해 공급되는 파이프라인천연가스(PNG)와 액화시켜 배로 수송되는 LNG로 나뉜다. 이중 PNG가 국제 거래량의 72%를 차지하는 주류이고, LNG는 28%에 불과하다. 실제로 유럽 국가 대부분이 러시아의 천연가스를 파이프라인을 통해 공급받고 있다.

그런데 최근 파이프라인이 지나가는 나라들과 공급국 사이에 통행료에 대한 실랑이가 불거지며 PNG의 공급 안정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각 나라는 PNG에 대한 대안으로 LNG 시설을 대거 확충하고 있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것이 전 세계 LNG 업계의 최강자가 바로 한국가스공사라는 것. 한국가스공사는 단일 업체로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LNG를 사 들이는 기업이다. 천연가스를 액화하고 다시 기화하는 시설 건설 및 운영에서 가장 높은 기술력과 경쟁력을 갖고 있는 것은 물론이다. 1983년 창립 이후 27년여간 국내 천연가스 공급 도매 사업을 벌이며 쌓은 노하우의 결과이다.

실제로 최근 한국가스공사에는 전 세계의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다. 멕시코 만사니죠 LNG 터미널 건설 관리, 태국 및 싱가포르 LNG 터미널 교육 및 기술자문, 러시아 하바로스크 및 블라디보스토크 도시가스 사업 등이 대표적인 예다. 더군다나 한국가스공사는 천연가스나 석탄 등을 열분해해 만든 차세대 연료인 '디메틸에테르'(DME)의 독자 기술을 보유한 전 세계 4개 기업 중 하나다. 사우디아라비아에는 이미 대규모 DME 생산 시설까지 건설하고 있다. 또 전 세계적으로 자동차 연료로 수요가 커지고 있는 압축천연가스(CNG) 기술력도 독보적인 상태이다.

특히 최근 비재래가스(Unconventional Gas)의 발견으로 천연가스의 가채년수는 60년에서 100년으로 늘어났다. 비재래가스란 통상 석유층 위에서 발견되던 천연가스와는 달리 석탄층 위에서 발견되는 가스로, 매장량이 매우 풍부하다. 결국 이러한 한국가스공사의 미래 성장성이 해외에서 먼저 평가받기 시작한 것이다.

이처럼 한국가스공사가 글로벌 기업으로 질적인 변화를 겪고 있지만 사실 주 사장이 먼저선봉에서 변화를 외친 적은 없다. 그는 "변화는 말하는 순간 거부 반응부터 부르기 십상"이라며 "변화는 조직원조차도 느끼지 못할 정도로 추진해야 비로소 성공하는 법"이라고 말했다. 2008년10월 취임 직후에도 이전의 경영 비전 등을 바꾸지 않은 이유다.

특히 그는 "경영을 영어로 '매니지먼트'(management)라고 하는데 이는 곧 '맨 어레인지먼트'(man arrangement)"라며 "구성원을 적재적소에 배치, 스스로 조직이 잘 굴러가게하는 게 최고경영자(CEO)의 역할이지, 자신이 스스로 끌고 가는 건 하수"라고 강조했다.

이런 자신감을 바탕으로 그는 올해 다른 공기업이 인원을 줄일 때 오히려 신입사원을 더 뽑았다. 내년은 몇위를 할 것 같냐는 질문에도 그는 "순위가 중요한 게 아니다"라며 "외형보단 내실을 다지는 데 힘을 기울일 것"이라고 담담히 밝혔다.

배우한 기자 bwh3140@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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