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을 방문중인 정몽준 한나라당 대표는 26일 왕자루이(王家瑞)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을 만나 남북문제 해결을 위한 중국의 적극적 전달자 역할을 요청했다.
정 대표는 이날 베이징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에서 왕 부장을 만나 "대화와 교류협력이라는 우리 정부의 대북정책 취지와 성의가 북한에 잘못 전달될 가능성이 있을 때는 중국이 역할을 잘 해달라"고 말했다고 조해진 한나라당 대변인이 전했다.
정 대표는 이어 "우리 정부의 대북 정책은 지난 40년간 대화와 교류 협력을 기본으로 일관성을 지켜왔다"며 "남북관계에서 중국이 전달 역할을 잘 해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는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방중 임박설'이 나오는 상황에서 우리측 메시지를 북한에 잘 전달해 달라는 취지로 해석돼 주목된다.
이에 왕 부장은 "남북의 의사를 제대로 전달하는 역할을 충실히 하겠다"면서도 "열쇠를 쥐고 있는 남북이 직접 얘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왕 부장은 '김 위원장 방중설'에 대해선 "김 위원장 본인만 알고 있는 것"이라고 즉답을 피한 뒤, 북한의 최근 상황에 대해서는 "정치는 안정적이고 불안정한 요소는 발견할 수 없었다"고 전했다.
정 대표는 "김 위원장의 남한 답방과 비핵화 진전이 남북정상회담의 전제조건이냐"는 왕 부장의 질문에 대해 "이명박 대통령은 북한과의 대화가 필요하다면 장소에 구애 받지 않는다는 입장이며, 비핵화도 전제조건은 아니고 만나서 비핵화 진전을 위해 협의하자는 것"이라고 답했다.
이에 왕 부장은 "남북화해는 북한도 바라는 부분"이라며 "문제는 북한은 6ㆍ15 선언과 10ㆍ4 선언을 지금 남한 정부가 계승하는지 여부를 궁금해하며, 여기에 남북간 견해차가 보인다"고 지적했다.
정 대표는 또 안중근 의사 유해 발굴과 송환에 중국이 적극 협조해줄 것을 당부했고, 왕 부장은 "계속 협조하겠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이어 중난하이(中南海)에서 중국 차세대 지도자 중 한 명인 리커창(李克强) 국무원 부총리를 만나 한ㆍ중관계 발전 방안과 북핵문제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정 대표는 "한반도 비핵화의 중요한 위치에 있는 중국이 남북한이 서로 못 보는 것에 대해 각각 조언을 해줄 것을 부탁한다"고 말했다.
앞서 정 대표는 이날 칭화(淸華)대에서 '동북아정세 및 한ㆍ중관계 발전방안' 특강을 통해 "한ㆍ중 공동의 미래 기반 강화를 위해 양국은 더욱 강고한 지역공동체를 만들어야 한다"며 유럽연합(EU)과 같은 지역공동체 구성 논의를 제안했다.
베이징=정녹용 기자 ltre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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