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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자동차 春鬪의 핫이슈 '해외 생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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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자동차 春鬪의 핫이슈 '해외 생산'

입력
2010.03.29 0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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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뉴저지주의 현대차 딜러인 카를로스 호즈 데 빌라씨는 요즘 신바람이 났다. 신형 쏘나타에 대한 디자인과 성능에 대한 미국 소비자의 반응이 좋기 때문이다. 카를로스씨는 찾아오는 손님들에게 "신형 쏘나타는 앨라배마에서 생산된다"며'Made In USA'를 강조하고 있다. 그는"소비자들이 제품 성능에 대한 신뢰는 물론 미국에서 생산된 것이냐 아니냐에 굉장히 민감하다"면서"이 때문에 도요타, 닛산 등 일본 업체는 물론 유럽 업체들까지 미국 현지 생산에 나서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 현대차, 기아차, GM대우차 노조가 속해있는 민주노총 산하 금속노조는 23일 서울 영등포 금속노조 회의실에서 올해 임단협 요구안을 발표했다. 박유기 금속노조 위원장은 "현대ㆍ기아차의 해외 생산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며 "국내 일자리 창출을 위해 노조가 해외 생산생산비율을 통제할 수 있도록 글로벌 위원회를 구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금속노조는 이같은 내용 등을 담은 요구안을 사용자 측에 발송, 사실상 본격적인 투쟁에 돌입했다고 선언했다.

올해 국내 자동차 업계 노조의 춘투(春鬪)가 격랑을 예고하고 있다. 상급노조인 금속노조가 개별 사업장의 해외 생산 비율까지 통제하겠다고 선언하자, 업계에서는 경쟁력 확보에 발목을 잡는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국내 자동차 산업이 올해 노사문제로 주춤거리면 최근 일궈 놓은 글로벌 성과가 물거품이 될 수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금속노조가 주장하는 해외생산비율제는 국내 일자리 창출 요구에 기반하고 있다. 기업이 해외 생산을 늘리고 국내 투자를 하지 않으면 국내 일자리가 줄게 되므로 노조가 해외생산비율을 통제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산하 최대 단위 사업장인 현대차와 기아차를 직접 겨냥한 것. 금속노조는 현대차와 기아차의 국내생산 대 해외생산 비율이 현재 51대49, 75대25인데 곧 49대51, 65대35로 바뀔 것이며 이는 결국 고용 불안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주장이다. 따라서 금속노조는 이번 임단협에서 노사 동수의 글로벌 전략위원회를 만들어 이를 제어하겠다는 입장이다. 금속노조 관계자는 "위원회가 해외 생산 대수는 물론 국내 생산과의 비율도 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업계는 금속노조가 현실을 무시한 것일 뿐 아니라 과도한 경영개입을 시도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국내 내수 시장 규모가 연간 120만대 수준에 불과한데, 해외 생산에 제동이 걸린다면 경쟁력이 급속도로 저하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글로벌 생존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해외생산을 통해 물류ㆍ생산비를 낮추고 관세장벽을 넘어야 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현대차와 기아차의 해외 생산비율은 아직 선진 업체들보다 낮다. 일본과 독일의 내수 시장 규모는 각각 연간 500만대와 300만대 수준.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요타의 국내, 해외 생산 비율이 52.7대47.3, 혼다는 34대66이다. 폴크스바겐도 37.6대 63.4로 해외생산 비중이 현대ㆍ기아차보다 높다.

전문가들은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오히려 해외생산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또 현지인들이 원하는 전략차종 생산과 마케팅, 해당 정부와의 관계를 고려하면 해외 생산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김기찬 가톨릭대 경영학과 교수는 "최근 자국내 생산대수를 유지한 선진업체는 현대ㆍ기아차가 거의 유일하다"며 "이런 상황에서 노동계가 해외생산비율을 통제하겠다면서 설립을 주장하는 글로벌 위원회는 글로벌 현실과 너무나 동떨어진 주장"이라고 말했다.

송태희 기자 bigsmil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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