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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계감사發 퇴출 최대 50곳, 개인투자자들 줄소송 움직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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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계감사發 퇴출 최대 50곳, 개인투자자들 줄소송 움직임

입력
2010.03.29 0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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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4일 회계법인의 '감사의견 거절'을 사유로 상장 폐지 위기에 놓이기 전까지, 코스닥상장사 네오세미테크는 연매출 1,000억원 이상, 연간 200억원 넘는 흑자를 내는 견실한 회사였다. 회사 측이 지난달 12일 이사회 결의를 거쳐 공시한 지난해 실적추정치도 매출 1,453억원, 순이익 247억원에 달했고, 앞서 지난 2일엔 2,196억원 규모의 실리콘웨이퍼 수출계약 성사 발표를 하는 등 태양광산업의 유망주로 손꼽혀왔다. 하지만 네오세미테크가 25일 정정공시를 통해 밝힌 실제 재무상태는 지금까지 알려진 것과는 정반대였다. 지난해 매출은 979억원으로 축소됐고, 당기 순이익은 224억원 적자를 봤다.

역시 '감사의견 거절'로 증시 퇴출 후보에 이름을 올린 다른 상당수 기업들도 회계 감사 전(前)과 후(後)의 실적이 극과 극을 달렸다. 포네이처는 감사 결과를 반영한 결과, ▦영업손실은 300억원이나 늘어 481억원 ▦순이익도 194억원 적자에서 520억원 적자로 바뀌었고 ▦293억원이라던 자본총계는 -33억원으로 자본잠식 상태로 드러났다.

엠비성산도 시한을 사흘이나 넘긴 26일에야 '의견 거절' 감사보고서를 제출했다. 확정된 재무제표에선 영업손실이 회사측 추정(53억원)보다 85억원 많은 134억원, 당기순익도 -24억원에서 -116억원으로 적자폭이 커졌다. 자본도 46억원이나 갉아먹은 상태로, 자본잠식률이 당초 밝힌 59%가 아니라 146.2%로 정정되면서 2008년도에 이어 지난해에도 100%를 넘은 것으로 확인됐다.

뒤바뀌는 실적공시

회계감사발(發) 후폭풍이 연일 증시를 강타하고 있다. 회계법인 감사 결과 불량판정을 받아 퇴출 위기에 몰린 상장기업들이 속출하더니, 이젠 실제와는 다른 실적 추정치를 발표했다가 회계 감사를 거치며 뒤늦게 바로 잡는 기업들도 나오고 있다. 흑자기업이 하루아침에 적자기업이 되고, 자본잠식 기업도 새롭게 속출하고 있다.

28일 한국거래소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15~26일까지 회계법인 감사 결과 등을 반영해 정정 실적공시를 낸 코스닥상장사 274개 기업 가운데 적자 폭이 1억원 이상 늘어난 곳은 무려 71개사에 이른다. 네오세미테크처럼 지난해 흑자를 냈다고 발표했다가 회계감사결과 적자로 바로잡은 곳도 3개사, 정정 결과 새롭게 자본잠식 상태로 밝혀진 기업도 5개사였다.

줄 퇴출, 줄 소송

회사의 내실을 판단할 수 있는 유일한 근거인'실적 공시'마저 믿지 못할 상장기업들의 속출에 피해를 보게 된 투자자들도 법적 대응을 위해 뭉치는 등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네오세미테크 투자자들은 25일 주주 대책모임을 결성, 소송등에 대비해 위임주식을 모으는 등 집단 대응에 나서기 시작했다. 거래소 관계자는 "감사의견거절 기업들의 경우, 임직원의 횡령ㆍ배임과 같은 비도덕적 경영이나 부진한 실적을 가리기 위해 사측의 회계 결산이 방만하게 이뤄진 경우가 상당수로 판단된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투자자 보호를 위해서라도 불량 회계 기업들의 상장 폐지는 불가피하고 또 기업 회계시스템에 대해 보다 엄격한 시장 감시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회계 감사를 통과 못해 증시에서 퇴출되는 기업들도 올해는 급증할 전망이다. 28일 현재 12월결산법인 1,376곳 가운데, '감사의견거절'로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한 기업은 유가증권시장 8개사, 코스닥 23개사 등 모두 31개사에 이른다. 또 감사보고서를 제출하지 못하고 있는 기업(유가증권시장 6개사, 코스닥 17개사)도 대부분 '감사의견거절'보고서를 받을 가능성이 높아, 불량 재무제표로 인한 증시 퇴출이 최악의 경우 50여개에 이를 전망이다. 지난해의 경우 12월 결산법인의 결산이 이뤄진 직후인 4~5월 23개 기업이 '감사의견거절'을 이유로 상장폐지됐다.

문향란기자 iami@hk.co.kr

남보라기자 rarar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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