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되는 저금리로 '갈 곳 잃은' 돈들이 고수익 상품으로 몰리고 있다. 등급이 낮은 회사채, 주식워런트증권(ELW),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등 고위험을 감수하면서 높은 수익을 낼 수 있는 상품들이 뜨고 있는 것.
2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번 주(3월29일~4월2일)에 투기등급(BB등급 이하)에 가까운 회사채 발행이 잇따라 예고돼 있다. BB+ 등급의 동양메이저 무보증회사채 1,000억원 어치와 BBB- 등급인 성신양회 300억원 어치가 발행될 예정. 최근 회사채 시장 활황세가 낮은 등급으로 점차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투기 등급 회사채는 1월에 동양메이저와 바이넥스의 회사채 3건, 2월에 케이이아이씨, 대봉엘에스 회사채 2건이 발행돼 시장에서 소화된 적이 있지만, 이번 달 들어서는 처음이다. 국고채 3년물 금리가 26일 현재 연 3.84%, AA- 등급 회사채 금리가 4.86%인데 반해 BBB- 등급의 회사채 금리는 10.90%나 된다. 그만큼 낮은 가격에 회사채를 살 수 있다는 얘기다.
금투협 관계자는 "최근 회사채 발행조건이 좋아지면서 낮은 등급까지 발행이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레버리지 효과로 고수익을 노리는 대표적인 상품인 ELW의 인기도 높다. 올 들어 거래대금이 작년 말 대비 50% 증가했으며 상장종목도 폭증해 5,000종목을 넘어섰다. 레버리지 ETF에도 돈이 몰려 삼성투신운용이 2월 말 상장한 '코덱스 레버리지'의 거래량은 3월 첫째주 205만주에서 3월 넷째주 452만주로 두 배 이상 폭증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저금리가 연말까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자산가격 버블을 조심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현대경제연구원 유병규 경제연구본부장은 "저금리가 오래 지속되면 돈 빌리는 것을 무서워하지 않게 돼 가계 부채가 늘고, 싸게 빌린 돈으로 수익성이 높은 자산에 투자하는 투기자금이 양산되는 경향이 있다"며 "고수익 투자에는 항상 높은 위험이 뒤따르는 만큼 여유자금을 위주로 신중히 투자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남보라 기자 rarar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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