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광성(사진) 일본 북쿄(佛敎)대 사회복지학부 교수가 2,500년 전 석가모니의 가르침에서 현대 사회복지의 지향점을 찾는 <붓다의 삶과 사회복지> (한길사 발행)를 냈다. 붓다의>
수행에 의한 깨달음을 궁극적 목표로 삼는 불교는 사회과학 개념의 복지와는 거리가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30여년 전부터 불교계는 한국 사회복지의 중요한 몫을 담당하고 있고, '불교사회복지'라는 개념도 공공연히 쓰여 왔다. 박 교수의 저서는 석가모니가 설한 불성(佛性)에서 어떻게 복지의 당위를 추출할 수 있는지, 그리고 불교적인 사회복지의 모델을 어떻게 구축할 것인지 연구한 결과다.
책의 내용 중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장애인과 노인복지 문제를 불교적 관점에서 다루는 3부. 흔히 불교는 장애를 '전생의 업'에 의한 고통으로 간주한다고 인식된다. 그러나 저자는 "석가모니는 전 생애에 거쳐 그런 숙명론적 태도를 극복하려 했던 이"이라고 강조한다. "업보설은 불교의 가르침이 중국을 거쳐 들어오면서 유교적 입맛에 맞춰 가감된 것"이라는 설명이다.
박 교수는 "모든 인간에게 불성이 있다는 가르침은 사회복지의 두 가지 핵심적 인식을 내포한다"고 말한다. 첫째는 "인간을 이성적 존재로 보는 것"이며 두 번째는 "압제 받는 인간에 대한 무한한 애정"이다. 그는 "'모든 사람이 사회적, 종교적 관습과 무명(無明)을 벗고 깨달음에 이를 수 있다'는 불교적 낙관론이야말로 현대 사회복지의 원리를 더욱 정교하게 만들 수 있는 원리"라고 결론짓는다.
유상호 기자 sh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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