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8, 9월 전남 보성군 앞바다에서 남녀 여행객 4명을 살해한 혐의로 1심에서 사형을 선고받자 사형제 위헌법률심판을 신청했던 70대 어부가 항소심에서도 사형을 선고받았다.
광주고법 형사1부(부장 장병우)는 25일 배에 탄 20대 남녀 여행객 4명을 바다에 빠뜨려 살해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어부 오모(72)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원심대로 사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오씨는 성적 욕구를 충족하려고 4명의 젊고 고귀한 삶을 앗아갔음에도 유족 접견을 거부하는 등 반성의 기미가 없었다”며 “범행 뒤에도 태연히 생업에 종사하고 법정에서 변명으로 일관하는 등 오씨의 행위에 대해서는 사형 선고 기준을 아무리 엄격하게 적용하더라도 극형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오씨는 2007년 8월 31일 이 지역으로 여행을 온 20대 남녀 2명을 자신의 어선에 태워 바다로 나간 뒤 여성을 성추행하려고 먼저 남성을 바다에 빠뜨려 숨지게 한 뒤 반항하던 여성도 바다로 밀어 넣어 살해 했다. 또 같은 해 9월 25일에도 20대 여성 2명을 같은 수법으로 살해했다. 오씨는 2008년 2월 1심에서 사형이 선고되자 항소심 재판부를 통해 헌법재판소에 사형제에 대한 위헌법률심판을 냈지만 헌재는 지난달 합헌 결정을 내렸다.
재판부는 이날 또 사실혼 관계인 여성 등 3명을 성폭행한 뒤 살해하고 친딸 등 2명을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이모(44)씨에 대한 항소심에서도 원심대로 사형을 선고했다. 이씨는 지난해 5월 5일 전남 영암군 자신의 집 등에서 동거녀 오빠의 딸(당시 16세)을 성폭행, 살해하고 나서 1주일 뒤 하룻밤 새 의붓딸과 동거녀를 살해하고, 동거녀의 여조카와 친딸까지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국내 교정 시설에 수용 중인 사형수 59명 가운데 형이 확정되지 않은 경우는 오씨와 이씨뿐이다.
광주= 안경호 기자 k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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